/ 조창연 강남대 사회과학부 교수
요즘 각 언론을 보면 2006년 지방선거에 따른 인물과 정당지지도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 만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방 리더들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들은 선거 때가 되면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자는 다짐’을 하지만,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情’(정) 때문에 투표장에 들어가기 전 다짐했던 마음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럼 왜 시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 리더의 선택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의 리더에 의해서 지역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문제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즉 지역의 리더가 어떤 유형의 사람이냐에 따라서 지방자치제 발전은 물론, 민주적인 절차와 원리에 의해서 시민들을 사모(思慕)하며, 시민들이 낸 세금을 얼마나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인지 등을 잘 선택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역사성(歷史性) 있는 지역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시민들을 한없이 사모하고, 역사성 있는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지방리더들을 선택했는가? 그런데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해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유권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데 올해로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 된지 만 10년이 되었지만, 2005년도 행정자치부 통계에 의하면 1995년 7월부터 2005년 2월까지 기소(起訴)된 자치단체장은 142명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민선 2기와 3기에는 자치단체장 4명 가운데 한 명꼴로 각종 비리에 연루되었으며, 10년 동안 구속된 자치단체장은 약 17명에 이르렀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는 4명의 자치단체장이 구속되거나 자치단체장의 직무가 정지됨으로써 자치권의 중단은 물론, 시민들의 삶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비리에 연루된 지방리더를 선택한 것은 결국 우리 시민들이 지방리더를 잘못 선택한 결과이며, 이것은 가수 조용필씨의 ‘정’이라는 노랫말처럼, 유권자인 시민들은 ‘정 주고, 정에 우는’ 모습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 유권자인 시민들은 2006년도 5월 지방선거에서는 ‘정 주고 정에 우는’ 눈물 젖은 연정(戀情)은 하지 말자. 그 대신 시민을 한없이 사모하고, 지역에 대한 책임성과 역사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은 세금으로 행정서비스를 만족시킬 수 있는 리더를 선택하자.
그렇다면 그런 리더는 어떤 유형일까? 학자들에 의하면 권위형.민주형.방임형 리더, 변혁적 리더, 발전적 리더, 위광적(威光的)리더, 영감적(靈感的) 리더, 촉매적(觸媒的) 리더, 거래적 리더, 그리고 분배적 리더 등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선택하는 지방리더의 유형은 시대적인 환경과 지역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그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리더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1991년 지방의회 및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후 지방정부의 사회적 환경이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역사회구조가 상당히 민주적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민주적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서 효과적인 행정서비스의 요구와 다양한 가치의 차이에 따른 갈등의 심화 현상 등이 발생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적이고 발전적이며 변혁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특히 지방차원에서는 민주적 자질을 전제로 ‘발전적인 리더의 유형’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발전적 리더는 항상 변동을 긍정적인 기회로 받아들이고 변동에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데 헌신하는 리더이며, 또한 리더의 행동과 사업 등에 대해서 리더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시민의 신뢰를 받으며, 공무원의 자긍심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유형이다. 이외에도 발전적 리더는 업무성취 지향적이고, 조직 전체를 위하여 비젼을 제시하며, 비판적 사고를 통하여 실천전략을 수립하는 조직 지향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리더이다.
이제 2006년 지방선거가 약 7개월 남아 있다. 이 기간 동안 시민과 유권자들은 지역의 책임자로서 ‘정’이 아닌 ‘이성’에 의해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리더들을 선택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단체는 유권자들이 지방리더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시민과 유권자들은 지역에 대해 역사성 있고, 시민을 한없이 사모하며, 적은 세금으로 시민을 감동시키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변화지향적인 발전적 리더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우리 시민들이 만드는 2006년 희망의 프로젝트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