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주민들의 행복권 추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의 세기를 맞아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세계적인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등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그런데 인천시는 이런 추세와는 달리 내년 예산을 검토하면서 세 수입 감소를 이유로 문화예술 관련부서들이 올린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일부 예산은 그나마 항목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화예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시는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심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천시 문화예술 분야가 다른 시도에 비해 시설 면이나 창작 활동이 미흡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내년도 예산을 검토하면서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늘려주기는 커녕 올 수준에 묶거나 삭감할 가능성이 커 내년도 문화예술정책 기반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보도에 따르면 시는 20일 안상수시장 주재로 열린 실국장 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을 검토하면서 문화예술 관련부서에서 올린 예산안 대부분을 대폭 삭감하거나 올해 수준에서 묶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예산은 아예 항목마저 사라지게 되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출범한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경상비를 제외하고 내년도에 계획한 사업비는 한푼도 책정되지 않았다. 조례에 따라 매년 조성키로 한 문화재 재단육성기금의 출연금조차 현재로서는 보장받을 수 없는 처지다. 내년도 재개관을 앞둔 시립박물관도 각종 행사경비는 물론 기본예산인 유물 구입비조차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노후화된 인천종합문예회관의 시설 보수나 미추홀문화회관 이전도 힘들 것으로 보여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 문화 척도로 판가름난다. 그럼에도 21세기 동북아의 핵심도시를 꿈꾸는 인천시의 문화예술 비전이 이 정도라면 실망과 암담함을 금할 수 없다. 시는 다른 예산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문화예술 관련예산만은 보전해 줘야 마땅하다.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세수 확보에 힘을 기울여 문화예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