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규 한믿음협동체 대표
지금 시중의 쌀 시장가격은 붕괴되었다. 어느새 중국산 쌀이 국산으로 둔갑하여 소비자에게 판매가 되고 국내의 쌀은 지금 냉대를 받고 있다. 중국산 농수산물에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검출되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우려했던 일들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 먹거리인데 이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고 시중에 유통되는 먹거리도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로 인해서 정직하게 생산된 국내산 농산물마저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어서 참으로 큰일이다. 지금의 상황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참으로 앞이 안보이는 그저 한숨만 나오는 막막한 상태이다. 우리 농업인들의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생명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으므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굳이 새로운 대안이라고 말하기엔 어색함이 있으나, 도시민과 농업인이 믿음으로 하나되어 생산과 유통, 생태, 교육, 나눔을 실천하는 협동체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필자가 이 운동을 시작하기 오래전부터 묵묵히 생명공동체를 시작한 개척자들이 있었다. 그 분들은 처음 시작할 때 매우 힘들었다.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냉대, 무관심을 이겨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관행농업을 버리고 과감히 유기농을 시작할 때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분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많은 사람들이 도농협동체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바로 여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자 위주의 모든 농업활동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고, 농업에도 소비자와 함께하는 참여와 나눔의 생명사랑운동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생명사랑 협동체운동은 자라나는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도시민이 참여해야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속에 가정과 학교, 그리고 학원을 전전하며 배우는 지식이 전부가 되버린 아이들의 감성은 메말라가고 있다. 21세기는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가 필요한 사회인데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자연 속에서 관찰하고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인성과 감성은 아름답게 가꾸어진다고 많은 교육학자들이 설명하고 있듯이, 이제 우리의 자녀들에게 자주 자연을 접하게 해야 한다. 한 가족이 생태가 잘 보존된 농촌마을에 가서 체험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더 깊게 하고, 자연스럽게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필자는 생태운동을 하면서 많은 농업인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라서 이런 운동이 필요한 줄은 알면서도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도농협동체에 대한 이념과 아이디어를 가진 열성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생태마을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여름에 환경단체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생태캠프을 개최한 곳에 가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자연 속에서 마음것 뛰놀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다. 필자도 그냥 자연스럽게 자연생태의 사물들을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아이들이 정말 흥미를 느끼고 배운 내용들을 잘 마음 속에 담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우리농업과 농촌은 더이상 절망의 모습이 아닌 희망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도시민과 농업인이 하나되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농산물의 생산현장과 농촌다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면서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생산되고 푸르른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농촌은 좋은 휴식 공간이며, 건강함을 주는 장소로 올바르게 인식하고 도시민과 농업인이 서로 돕는 진정한 이웃의 관계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