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세계에서 몇째 안가는 경제 대국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그 속에는 ‘고아 수출 대국’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따라다닌다.
전국에서 하루에 최소 6명의 미혼모가 발생하고 있으며 16세에서 20세 사이의 미혼모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30일 까지 전국 16개 미혼모 시설에 새로 입소한 여성이 1천120명으로 집계돼 하루에 적어도 6명이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 대부분이 타인에게 입양되는데 있다. 1천120명 가운데 73.6%에 해당하는 824명이 국내 및 해외로 입양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본인이 키우는 경우는 171명으로 15.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아이 부모의 가족이 양육하거나 아이 아버지가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입양 문제가 논의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해외입양을 시작한지 금년으로 51주년이다. 해외 입양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국내 입양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모 대학 입시문제에도 “입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자신은 입양하지 않는 풍토에 대한 생각을 밝히라” 는 문제가 나왔겠는가. 보도에 따르면 금년 들어 지난 상반기 현재 해외 입양은 35.2%로 지난해 해외입양 57.9% 보다 줄어들었다. 국내 입양이 많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해외 입양을 줄이고 국내 입양을 늘려나가는 일이라 하겠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는 입양아 문제가 나오면 해외 입양아들이 더 잘 먹고 더 좋은 교육을 받는다는 논리로 해외 입양에 포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이 같은 논리로 더 이상 요보호 아동문제의 해법을 해외입양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도 이제 과거와는 달리 웬만큼 먹고살게 됐다. 우리 아기 우리가 키워야함은 너무도 자명한 것이다. 국가가 미혼모의 발생을 줄여야함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도 한시바삐 고아 수출국 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