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복 목사 (민족화해 인천포럼 상임집행위원장)
지난 9월 초순, 인천의 기업인 대화산업이 개성에 ‘개성대화공장’을 세우고 준공식을 거행하여서 시장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다녀왔다. 준공식을 마치고 개성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또 선죽교와 자남성 여관, 박물관을 구경하였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을 하였다. 지금 이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하여야 애국을 하는 것이며 무엇을 이루어내야 역사에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개성시민들의 남루한 옷차림이며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배회하는 듯한 많은 사람들, 이에 비교되는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의 산뜻한 모습과 그 버스에 가득 찬 주민들….
산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개성시 외곽의 대부분 임야에 나무가 별로 없었다. 여러 차례 북한 방문을 통하여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등 관광지는 숲이 우거지고 잘 보전되어 있지만 그 곳을 벗어나 민가로 가다보면 나무가 별로 없는 것을 많이 확인하였다. 땔감으로 나무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통일된 나라를 생각하면서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무를 심자. 개성에 나무를 심자. 그 나무가 20년 혹 30년을 자라 울창하고 쓸 만하게 되었을 때에 통일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나무심기와 아울러 연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러시아 시베리아 유전으로부터 LNG를 끌어오는 일을 서둘러 추진하였으면 좋겠다. 한반도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던 핵문제가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하여 6자 합의를 만들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요 우리 정부 특히 통일부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물론 앞으로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사항으로 경수로 문제 등이 있으나 잘 해결되리라고 낙관한다.
더 시간이 가기 전에 시베리아 유전으로부터 천연가스를 끌어 오도록 파이프 공사를 우선과제로 설정하고 추진이 되기를 바란다. 개성 시민 아니 북녘의 모든 주민이 LNG를 쓰도록 길이 열렸으면 한다. 물론 우리도 값싸고 질 좋은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민족의 화해와 교류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전개될 상황에 서로 하나가 될 생각은 안하고 자기주장만 관철하려고 하는 이기적이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서 걱정이다. 적대감을 조장하고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냉전시대의 분열적 사고에 아직도 젖어있는 것이다. 5,60년 전 그 때의 분노, 그 때의 증오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 상처받은 감정이 치유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통일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오죽하였으면 연세드신 어르신들께서 ‘우리가 다 죽어야…’ 하시면서 자조하는 말씀을 하실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미래지향적으로 생각을 바꾸어서 함께 나무를 심자고 제안하고 싶다. 지금은 남북교류시대이다. 아직도 북의 지도부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기면서 평양이나 개성은 물론이거니와 금강산가는 것조차 퍼주기라면서 생떼를 쓰는 분들에게 나무를 심자고 권하고 싶다. 또 이념대결을 불러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미군철수와 맥아더동상철거를 관철하려는 일부의 인사들에게도 함께 나무를 심자고 권하고 싶다.
지금은 나무를 심어야 할 때이지 좌우대립을 조장할 때가 아니다. 아침에 ‘아’하는 말과 저녁에 ‘아’하는 말이 같은 ‘아’이면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는 법이라고 인천의 존경받는 한 원로께서 말씀하셨다. 만사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조급한 마음, 초조한 마음 이 두 가지는 통일에 있어서 우리가 경계해야할 내부의 적인 것이다. 한반도를 동막골로 만들자. 인천을 전쟁과 분열이 극복되는 동막골로 변화시키자. 그렇다! 나무를 심자. 개성에 나무를 심자. 미래를 약속하는 생명의 나무를 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