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선 희

부모님 그늘에
함께 한 보릿고개

기다리고 고대하던 목욕탕 가면서
연탄에 물 데워
발 두덩 덕지 낀 때
드러내기 부끄러워
어린 마음에
씻고가던 즐거움

어버이 여의고
빈 옥수수대 곱씹으며 설움 삼켰네.

그래도 배움의 기회는 나의 축복
이마에 턱을 걸며
걷고 뛰어서

날 위한
님 만나 행복했는데

아! 정말
알수없는 그 사람
또 다른 길에 등불을 켜니

자식 목구멍 풀칠에
가슴 온통 헐어버리고
만의 하나 행운 올까
옆도 뒤도 없이
살아왔건만

어느 덧 생의 창가에 가득한 석양
절로 목이 메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