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국립대 전환 당위성 / 유세준 인천대 부총장 (인천대학교 국립대전환추진단장)
수도권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있다. 마치 기득권을 상징하는 듯한 뉘앙스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것이 수도권,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울에 몰려있다. 수도권은 곧 한국의 중심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수도권도 수도권 나름이다. 서울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이 누리는 혜택은 통칭 수도권으로 불리는 주변 도시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수도권이라는 미명하에 희생을 강요당한 대표적인 도시가 인천이다.
서울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천이 받는 차별과 불이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온갖 규제는 받으면서 혜택은 없는, 철저하게 소외된 도시가 인천이다. 인구 260만 대한민국 3대 도시 인천에 변변한 문화시설 하나 없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인천의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문화여건 못지않게 열악한 것이 인천의 교육이다. 인천 시민의 대다수는 인천을 떠나고 싶어 한다. 열악한 교육여건이 주된 이유다. 인천의 교육여건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그래서 대다수 인천 시민들은 자녀교육을 위해서 서울로 떠나고 싶어 한다. 서울 입성을 위해 그저 거쳐 가는 도시일 뿐인 인천은 그래서 지역 정체성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인구 260만이라는 대도시에 종합대학이라고는 인하대와 인천대 달랑 두개뿐인 도시에서 교육여건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교육에 있어서 인천이 얼마나 차별받고 있는지는 국립대학교 실태를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국 어느 자치단체를 가도 몇 개씩 있는 국립대학교 하나 없는 도시가 인천이다. 인구가 인천의 절반가량인 대전광역시에도 국립대학이 3개이다. 최근 인구 100만가량인 울산광역시에서 국립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국립대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천은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국립대가 없는 도시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전국 3대도시 인천에 국립대학교 하나 없다는 사실이 말이 되는가? 수도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천은 너무나 많은 차별을 당해왔다. 많은 인천시민들은 서울의 발전을 위해서 인천이 희생당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주장하는 국토균형발전이 무엇인가? 서울중심의 발전을 탈피하여 지방의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말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동안 희생당한 인천도 이제는 합리적인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인천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이 국립대학교 유치이다. 인천시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단지 서울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천시민들은 교육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인천시민은 당연히 지역 내의 국립대학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최근 인천대학교 국립대 전환을 위한 범시민추진협의회에서 인천대의 국립대 전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여지껏 인천이 받아온 차별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한다. 인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립대 유치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은 교육의 힘이다. 인천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천의 교육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그동안 차별받고 소외당한 인천에 국립대학교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의 고급두뇌를 육성할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지역발전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에서 21세기 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송도신도시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인천대학교의 국립대 전환은 필수이다. 2008년 송도신도시로 캠퍼스를 이전하는 인천대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의 발전을 주도할 고급인력 육성을 담당할 것이다. 인천대의 국립대전환은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의 표명이 될 것이다. 지역의 균형발전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인천대학교의 국립대 전환은 필수이다.
지방의 균형발전은 구호로만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실질적인 정부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대학교의 국립대전환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