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기술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최근 본보에 보도된 남동공단 소재 코바이오텍(주)의 사례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은 생각케 한다.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정작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이 곳만이 아닐 뿐더러 이는 정부의 기술관련 시책의 문제점을 보여 주는 것이기에 더 그렇다.
 국제시장에서 기업간에 벌어지는 기술경쟁상은 치열하다는 말만으론 부족하다. 오히려 전쟁이라 하는 것이 더 옳을 듯싶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오늘의 1등 기업이 내일도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오죽하면 삼성전자가 올해 경영목표를 특허경영으로 삼았겠는가.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은 경쟁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함을 보여 주는 증표인 셈이다.
 몇몇 기업의 이런 고군분투식 노력에도 우리나라 전반적인 기술수준을 보면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만 해도 매년 다른 기업에 지불하는 기술사용료가 1조원을 넘는다. 기술력 면에서 국내 최고라는 삼성전자가 이 정도라면 다른 기업의 실상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학기술면에서 OECD 국가중 바닥권이다. 기술사용료 국제수지 적자규모는 아일랜드에 이어 세계 2위이고 기술적자의 대GNP 비율은 세계 최고이다. 이로 인해 한해 해외로 유출되는 국부는 4조원이 넘는다.  더 심각한 것은 기술면에서의 이같은 대외의존성이 쉽게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부는 연초만 되면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목청 높여 외쳐댄다. 이래서 매년 다양한 사업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적잖은 신기술이 개발되기는 한다. 그렇지만 개발된 기술이 상품화로 이어지는 비율은 10%도 안된다. 그나마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이 기술만으로 성공에 도전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식이다. 이러니 중소기업과 젊은이들 사이에 기업가 정신이 엷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지금과 같이 자금지원만을 위주로 하는 정부시책으로 기술입국 실현은 요원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잦아들고 있는 기업가 정신을 다시 살리려면 정부가 나서 기술개발 업체를 적극 보호하고 시장이 격려하는 분위기 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들도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해외기술에만 기대려는 자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