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몽골인 9명이 인천공항 환승장에서 밀입국한 사실은 공항의 보안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한 두명도 아니고 9명이 집단으로 밀입국했는데도 보안책임을 맡고 있는 기관들은 서로 책임만 미루며 경위조차 가려내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인천공항의 허술한 환승객 관리가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은 아니다. 개항 이후 외국인 환승객 잠적사건은 잇따르고 있다. 2003년 이후 작년 9월까지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행방불명된 외국인은 71명에 이른다. 제3국행 비행기를 탔는지 국내로 밀입국했는지조차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밀입국을 시도했던 몽골인 11명중 2명은 공항보안원에게 붙잡혔지만 나머지 9명은 국내로 밀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터미널 천장에 숨어 있다가 붙잡힌 몽골인은 여객터미널 구조를 상세하게 적은 메모지까지 갖고 있었다니 공항 상주직원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을 표방하며 상하이 푸등, 일본 간사이, 홍콩 첵랍콕 공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취항 항공사와 노선이 확대되면서 환승객도 하루 평균 4천~5천명에 이른다. 이러다보니 환승구역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환승객이 무더기로 잠적하는 사건이 속출한다면 이것은 분명 보안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최근 출입국 심사가 강화되면서 환승장 내에서 밀입국 브로커와 환승객이 만나 밀입국이나 제3국 출국을 시도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 2003년 12월에도 국제 밀입국 범죄조직이 적발된 바 있다. 이번 몽골인 잠적사건도 밀입국 브로커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환승객 관리를 공항공사에만 맡겨선 안된다. 출입국관리사무소,공항공사,항공사들이 책임을 미루고 있는 사이 환승구역이 밀입국 통로로 악용되는 것이다.
 환승객 유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허술한 보안체계를 강화하고 환승객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방침을 마련해야 밀입국 사태를 막을 수 있다. 테러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관문인 공항의 보안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해선 결코 안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