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우리 경찰은 궂은 일 힘든 일 마다않고 온갖 일 도 맡아 하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듣는 예가 하는 일에 비해 드문 것 같다. 아무리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시정하는 일이라 해도 방법이 올바르고 떳떳하지 못하면 효과는 줄어들고 시민들로부터는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대한민국 경찰이 그것도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과속운전자를 적발한다는 이름아래 함정단속을 일삼고 있다는 보도다. 이 같은 뉴스는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경찰의 고쳐야 할 점으로 여러 번 지적된 사항들이다. 그럼에도 경찰이 이 같은 일을 여전히 일선에서 일삼고 있는 것은 운전자들의 과속 운전습관이 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목적이 옳다고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안 된다. 목적이 아무리 정의롭다 해도 잘못된 수단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물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들이 옳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교통단속의 목적은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일어나는 각종 교통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 경찰이 하는 교통단속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사고 예방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반한 시민을 적발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예는 과속질주하는 고속도로 중간에는 경찰이 보이지 않고 도로가 끝나는 부분에서, 그것도 전봇대나 가로수 등 운전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 뒤에 숨어서 단속을 하는 것만으로도 미루어 알 수 있다.
 수치스런 일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수도 서울로 이어지는 첫 도로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처음으로 달려보는 도로다. 관광버스를 타고 가던 한 외국인이 숨어있는 경찰을 보고 저 모습이 무엇을 하는 모습이냐고 물어 대답을 못해 난감해했다는 한 여행사 직원의 말에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우리 경찰력이 그렇게 남아도는 것도 아니다. 함정단속이 인정받는 곳이 있다면 차량에서 양심을 버리는 행위인 도로변 쓰레기 무단투기행위단속 정도일 것이다. 경찰은 더 이상 사고예방과 거리가 먼 건수 올리기 식의 함정단속을 걷어치우고 보다 효과적인 교통사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함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