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차관의 제2연륙교 700미터 주경간 발언문제는 선박, 항공기, 통행료 충돌 우려에 이어 인천항만 시설투자사와 정부의 충돌로 비화되고 있다. 정부도, 국회도, 인천시도 인천항의 중요성을 외면하면서 동북아 중심, 물류 허브만을 외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인 ‘동북아 해양물류연구회’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가 주최하는 동북아 물류중심항만개발 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장에 참석했던 시민의 한사람으로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을 비롯한 항만물류업계의 관심이 이 정도인가 하고 놀랐다. 사실 ‘한심스러운 인천’이었다.
인천항은 동북아 중심항만의 논의에서 아예 제외였다. 이러니 제2연륙교와 같은 ‘제2갑문화 설계의 방치상태’가 나올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나라당 박승환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이 모임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 19명으로 구성되었고, 여야를 초월하여 해양국가인 우리나라가 동북아 허브항만으로 가기 위한 정책을 도출하기 위하여 열린 토론회였다. 발전된 국회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해양대 문성혁교수와 순천대 김명수 교수는 발표를 통하여 동북아 중심항만의 필요성을 서로 공감하며 주장하였으나 각론에서 문 교수는 “지난 7~8년동안 빠르게 증가해 오던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정체 또는 감소상태”라며 항만시설의 적절한 확충과 항만관리체계개선등을 주장하며, 똑똑한 1개의 항만으로 세계 5대 항만인 부산항의 선택과 집중투자를 강조하였다.
순천대 김교수는 “광양항 1단계 부두의 경우 5년만에 활성화 되는등 신설항만으로서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부산항과 광양항의 상호보완적 발전을 통해 환적전문 중심항으로 조기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항 공동발전위원회 같은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지정토론자인 부산발전연구원의 최도석 선임연구위원은 ‘대외경쟁력이 높은 부산항 집중투자를 통한 진정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구현’이란 토론원고를 통해 부산항 우선개발을 강조하였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전남발전연구원의 이건철 연구실장은 부산항 중심의 토론 분위기에 발언을 하여야 할 것인지 고민했다면서 “선사들의 부산항 선호의 이유가 뭔가? 광양항 부근의 산업화 부족에도 현재의 상태유지는 기적적 결과라며 그만큼 입지여건이 좋다는 것 아니냐”며 “원.투 포트 논란을 종식하고 각 항만의 이점을 살려가야 된다”고 주장하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들도 국회 연구모임의 발전된 모습과 노력, 그리고 새로운 정보의 전달에 감사하면서도 국제적 경쟁력의 시대에 국내 항만간의 영역다툼으로 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민인 필자는 토론 방청자로 의견권을 요청하여 동북아물류 중심항만을 토론하면서 부산항과 광양항이 서로 영역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옳지 않으며, 특히 항만 물동량중 수도권에서 소요되는 500만 TEU의 컨테이너가 부산항등을 통하여 육로로 수도권으로 이동함은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함과 인천항을 빼고서 동북아 물류중심을 토론함도 온당치 못함을 지적하였다.
이 토론회는 부산과 광양의 관심은 대단하였다. 광양 경제자유구역청장이 참석하여 방청하는 등 대단한 관심과 사활을 거는 듯하였다. 그러나 인천의 항만관계부처는 주제발표나 지정토론자가 1명도 없었다.
방청석에도 우리 2명의 시민 외에 시청이나 경제자유구역 항만관련 책임자는 한 명도 발견치 못하였고 인천항의 동북아 물류중심 관련정책에 대한 관련기관의 항변도 없었다. 국회 내에서의 인천출신 의원들의 역할도 아주 미흡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에서는 내항과 남항간 물류운송권의 다툼이나 하는 한심한 작태가 아니라 중국의 중부와 북부지방의 물동량의 수송은 인천항이 가장 유리함을 국회의원등 정책결정자들이 인식하도록 할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이나 해양수산부의 결정권자들은 그들이 아는 만큼만 볼 수 있고 결정할 수 있으며, 지역민들이 관심 만큼만 정책집행에 반영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천항은 인천공항과 더불어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 화중지방과 동북지방의 물류허브에는 가장 적합하다. 한국과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물류비용 절감을 위하여도 필요한 동북아 중심 항만이다. 들려가는 부산. 광양 항만과 같은 기능을 할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물동량과 비즈니스를 기본으로 하여 중심항만으로 자리매김하여야 할 것이다. 제2연륙교도 공항과 항만간 환적.환승 기능보다는 송도개발에만 초점이 모아져 있다. 보다 큰 틀을 보아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한국과 인천이 아시아, 특히 중국의 중. 북부와 동북부의 해상. 공중. 육상물류와 인적교류의 허브지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인천의 항만과 물류관계자들과 정책가들의 보다 심도 있는 관심이 필요하다.
김동준/ 지역문제주민대책연구모임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