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하대학교 생명화학공학부 교수, 인천사랑여성모임 대표

지난 5월에 서구에 있는 인천시 공무원 연수원에서 인천시의 6급직 공무원 교육연수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특강을 한 적이 있다. 공무원 연수원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교육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외부 강사를 모셔오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예년 같으면 행자부에서 맡아서 하던 교육을 5급 이상은 아직도 행자부에서 하고 있지만, 6급 이하는 올해 처음으로 각 지자체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각 직급에 있는 공무원들한테는 본인들을 한번 되돌아보기도 하고, 경쟁력 있는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그들 스스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교육과 관련하여 인천사랑-제 1편으로 인천시의 경쟁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1995년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하여 처음으로 광역이나 기초단체장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았고, 이젠 어느 정도 정착되어가고 있다고 많은 국민들이 믿고 있는데, 가장 비근한 예가 일반 서민이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의 대 민원 공무원들의 친절함이 그것이다. 그 옛날, 동회라도 가면 권위적이고 뻣뻣한 태도에 기분이 상하던 과거와 상반된 현상으로 기업이 소비자가 왕이라고 하듯이 각 기초단체의 공무원들은 주민이 왕인 시대를 연출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렇게 대 민원 업무와 관련된 지자체 공무원들의 친절이 정녕 지자체의 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일 것이다. 중앙부처나 다른 광역단체 또는 기초단체의 공무원들처럼 경쟁력을 갖추었는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인천시청이나 각 구청의 공무원의 자질이나 실력이 바로 인천시의 경쟁력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부 요처의 많은 위원회에 나가 여러 가지 정책입안이나 행정을 심의하기 위하여 중앙 상하위직 공무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횟수가 많다. 본인 스스로 각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제안을 공유하고 나아가 더 좋은 아이디어로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정책을 제안한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그간 만나본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매우 순발력 있고, 아이디어가 좀 부족하더라도 여러 회의에서 제안되는 의견 중에서 그들의 정책 입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바로 선택하여 공부하고 연구하여 정책안으로 채택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인데, 솔직히 인천시와 중앙부처의 공무원 사이에서 경쟁력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각 지자체 공무원의 경쟁력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 지방자치체가 실행되면서 공무원 사회에는 지식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만들어졌다. 즉 지자체 실시 이전에는 중앙부서의 발령으로 중앙 공무원이 지방에 내려오거나 지방 공무원이 중앙으로 이동하여 서로의 현황을 이해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각자의 지적 수준이나 수행능력을 키워 나가는 기회가 있었으나, 지자체 실시 이후 공무원들의 이동이 정지되면서, 서로 어떤 정보나 그들 스스로를 계발할 동기부여가 결여되고 결국 일의 수행능력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즉 나보다 우수한 사람을 통하여 나의 계발 동기 부여가 멈춰진 것이다.
그렇다면 인천시는 이것을 그냥 방관하고 있어야만 할 것인가? 그 대안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 하나가 바로 시공무원의 재교육인데, 현재 인천시가 시행하고 있는 6급직 이하 공무원의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 일례로 올해의 교육 시스템보다는 보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가령 1년의 고위경영자과정(AMP)이나 고위행정관리자과정을 좀더 농축시켜 3-6개월 코스로 줄여서 이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어떨런지? 이러한 집중교육은 인천시에 있는 인하대나 인천대의 관련 전공 대학원과 협의하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두 번째 대안은 인천시의 정책수립이나 행정 실천을 위하여 전문가를 이용한 자문모임의 활성화이다. 인천시는 대학이나 산업체, 연구원 등에 산재해 있는 전문 인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자문함으로써 국가 행정부서나 다른 지자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접하고 인천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인천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인천사랑은 인천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것이고, 이는 급기야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의 안양이나 수원보다 집값이나 땅값, 교육, 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수준이 낮은 인천의 현실을 극복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