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얼마나 적절히 세우고 집행하느냐에 따라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도, 아니면 퇴보할 수 있다는 데서 투명하고 신중하게 운영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인천시가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하는가 하면 지방세는 제대로 걷지 못해 결손 처리하는 등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심히 개탄치 않을 수 없다. 예산 낭비요소를 줄이고 지방세 징수에 더욱 힘써야 함이 옳다.
　인천시의 예산 운영이 무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해마다 결산 검사를 해보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최근 끝난 시의회의 지난해 일반·특별회계에 대한 결산검사 의견서도 그 내용은 예년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 의견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발생한 지방세 결손액은 무려 298억2천만원에 이르고, 미쳐 다 쓰지 못하고 남긴 예산불용액은 4천679억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산운용이 얼마나 방만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지원하는 지방 양여금과 보조금이 줄면서 솔선해서 허리 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 경우 여전히 예산을 따놓고 보자는 잘못된 관행과 무원칙한 집행, 비효율적인 예산 운용 풍토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니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청소년 수련관을 1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건립했는데도 정작 지역청소년들이 이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예산운영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자체의 연간 살림 재원인 예산은 혈세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그 집행은 매우 철저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도 인천시가 예산을 절제없이 물 쓰듯 한다면 재정이 파탄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더 뻔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타당성 조사와 예산소요 예측 등 치밀한 계획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고질적인 체납액 처리 등 세수 확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업무에 대한 감독 기능도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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