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당연히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거요”라고 대답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화려한 경력에서 보듯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중·고교 때부터 운동부에 들어가 학교를, 그리고 지역을 대표해서 소년체전, 전국체전에 출전, 메달을 휩쓸어야 한다. 며칠 전 소년체전 인천선수단 해단식에서 시교육청 관계자는 “갈수록 운동선수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학교체육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이다. 이는 마치 인천체육계의 실상을 대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차라리 경고로까지 들린다.
 인천에서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각 자치단체들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팀을 해체하거나 앞다투어 지원규모를 삭감하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구조조정 ‘0순위’로 실업팀을 해체하기 시작, 지금까지 모두 11개팀이 공중 분해됐다. 지자체중 연수구는 씨름부 예산의 30%를 삭감했고 계양구도 예산절감을 이유로 코치 한 명을 해임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운동선수 396명 가운데 21명만이 실업팀에 진출했고 이 중 인천지역 연고실업팀에 진출한 학생수는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동선수를 지망하는 학생수는 자연 줄어들게 마련이다.
 인천의 체육토양은 이미 꿈나무가 자랄 수 없을 정도로 산성화되어 버렸다. 환경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래도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해마다 체전이 열릴 때면 지역내 각급기관장을 비롯, 체육인들은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출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결단식을 갖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격려사, 대회사, 인사말 등 식순을 통해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 내려간다. 내용도 다를 게 없다. 한결같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라”고 우승을 주문한다.
 높은 빌딩은 하루 아침에라도 지을 수 있지만 한 명의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는 쉽지 않다. 공들이고 가꾸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체육 꿈나무 양성이 중요하다. 이렇게 자란 꿈나무가 결국 자라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 전국체전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