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예산낭비가 너무 심하다. 40억원을 들인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이 준공 4개월만에 가동을 중단, 고철이 되고 있다니 할 말을 잃게 된다.
 인천 서구 경서동 청라소각장내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은 지난 2월 가동됐으나 100t을 처리하는 것으로 설계된 건조기가 50~60t밖에 처리하지 못해 가동을 멈추고 보완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공사비를 줄이려고 제 기능을 못하는 건조기를 설치한 데서 비롯됐다는 구차한 설명이나 수십 억원의 예산을 들인 시설이 이 모양이니 부실시공에 원인이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시공사 선정부터 문제점이 드러났다니 시 공무원의 무책임과 무사안일이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알 수 있다.
 시의 예산낭비 사례는 한 두번 지적된 게 아니다. 공사를 벌였다 하면 으레 설계변경은 다반사이고 부풀려진 공사비로 엄청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공사비를 줄이려다 수십 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꼴이니 어이 없다. 감사원이나 시의회 감사 때면 예외없이 무책임한 예산집행이 지적되는 데도 고질적인 예산낭비는 고쳐지지 않으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먹다 버린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는 자치단체마다 안고 있는 골칫거리다. 버리는 양도 많은 데다 음식물 자원화시설에 소요되는 예산이 엄청날 뿐 아니라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입지도 그리 쉽지 않다. 수도권매립지가 음식물쓰레기 매립을 전면 금지하면서 음식물쓰레기는 발생단계서부터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화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연수구 LNG인수기지내에 건설중인 200t 규모의 자원화시설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치 않도록 철저한 사전점검이 필요하다.
 잦은 설계변경에 의한 예산낭비도 문제이지만 수십억원을 투자해 만든 시설물을 쓰지도 못하고 고철로 만드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건설업체들이 '우선 공사부터 따고보자'는 식이고 보니 이런 결과가 나기 십상이다. 공공사업의 재원은 바로 시민의 혈세이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 책임있고 주도면밀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