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자치단체가 공해문제를 놓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는커녕 ‘시민궐기대회’를 종용하는 등 한심한 행정을 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문제로 인근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관계당국인 안산시가 ‘안산시 악취저감을 위한 관계자회의’에서 ‘시민궐기대회’를 제안했다는 보도다.
 더 한심한 것은 공해문제 해결을 한다고 나선 시는 당연히 악취 원인물질을 가려내는 조사가 앞서야 하는 데도 비전문가들로 단속팀을 구성, 형식적인 지도단속에 그치는 등 전시 행정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악취문제를 드러내 놓으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 하니 이 또한 한심스런 일이다.
 ‘궐기대회’건과 관련,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일자 시 당국은 지역주민들의 악취 고통을 효과적으로 중앙정부에 전달하기 위해서 였다고 밝히고 있다. 내 집앞 쓰레기 문제를 누구 더러 해결해 달라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다.
 지난 1970년대 공업입국의 기치를 내 걸고 공업화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가히 엄두도 못내던 공해문제 언급이다. 당시에는 공해문제를 제기하는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절이었다. 당시 학자들이 경고한 공해로 인한 환경파괴의 위력에 귀기울였다면 오늘날과 같은 비싼 비용은 치루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때늦은 후회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번 공해로 훼손된 자연은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 수십 수백 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시 당국은 실효성 없는 정책들만 내놓지 말고 조속한 시일내에 공해분야 전문가들로 짜여진 단속 팀을 구성, 악취발생 원인 규명에 나서 쾌적한 공단 환경조성에 진력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대해 “시민궐기대회는 공해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며 옹색한 변명을 내놓는 안산시다. 다시 한번 누가 누구를 향하여 무엇을 요구하며 외치자는 궐기대회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시각 시청 홈페이지에는 온통 악취로 흘러 넘치고 있다. "안산의 향기는 악취 뿐", "머리가 빙빙 돈다", "목이 칵칵 막힙니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