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역사유물과 유적이 광범위하게 산재한, 그야말로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선사시대 고인돌에서부터 고려, 조선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외침에 항전한 전적지, 유적 등은 우리 조상들의 국난극복을 위한 호국정신을 보여주는 현장으로 세계사적인 보존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천시가 고려 문화유적 복원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은 뒤늦게나마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할만 하다.
 시는 강화군을 역사·관광명소로 육성키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 사업비 총 790억원을 들여 고려궁터 복원을 비롯해 왕릉정비 강화산성 성벽 복원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 1999년부터 공주, 부여 등을 중심으로 한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강화유적지 복원에 553억원을 지원하고 시가 체계적인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해 기대가 자못 크다.
 강화를 고려문화권으로 내세울 수 없다 해도 고려 고종12년(1232년) 몽고 침입으로 이곳에 천도한 이후 39년간을 도읍지로 정해 항전했던 옛 궁궐과 성곽을 복원, 그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고려궁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데는 고증에 문제가 적지 않겠지만 세밀한 연구를 통해 정확하게 복원되기를 기대한다.
 강화에는 우리 민족의 피맺힌 역사적 상흔이 도처에 어려 있다. 병자호란 이후 강화해협을 지켰던 유적지로 5진(鎭) 7보(堡) 53돈대 8포대가 있다. 모두 문화재로 지정해 잘 관리해야 하나 이중 일부가 무관심 속에 훼손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깝다. 문화역사 유적을 결코 소홀히 관리해선 안된다. 멸실 위기에 있는 유적이나 역사적 현장에 대한 보존대책을 세우고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강화 문화유적은 역사성과 유적의 집중현상으로 관광상품으로써의 잠재적 가치도 매우 높다. 유형·무형의 문화를 잘 보전하고 계승하는 것은 문화국민으로서의 도리다.
 우리의 값진 문화유적지가 제 모습으로 복원 정비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때 민족정기와 자존심은 더 살아날 수 있다. 문화유산을 세계화하고 문화민족의 정체성를 지키며 주목받는 문화현장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