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건만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나 학교 주변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구나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가해자들이 학교 선배이거나 같은 학년의 다른 반 학생들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학교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미덕이다. 하지만 지금은 변해 후배들을 괴롭히고 돈을 빼앗기 위해 폭력까지 사용한다면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폭력을 근절키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선배가 후배에게 매를 든다 해도 이는 후배가 잘못해 기강확립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세력을 늘리거나 용돈을 빼앗기 위해 폭행을 일삼고 있다니 비뚤어진 사회병리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경기도내 34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종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1천141명 가운데 13.1%인 149명이 최근 1년새 사이버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번 조사결과에 주목하는 것은 폭행을 당한 장소가 집 근처보다 학교 주변과 교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남학생의 경우 잘모르는 사람(29.4%), 같은 학교선배(24.7%), 같은 학년의 다른반 학생(13.7%) 순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잘 모르는 사람(14.9%)보다 같은 학교선배(36.7%)에게 이같은 일을 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해학생들은 보복이 두렵고 알려도 별 도움 안된다고 생각해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크고 작은 학교폭력은 늘 있어 왔지만 대개 학교당국에 의해 수습되거나 처리돼 왔던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수그러 들지 않는 것은 교사 힘만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선량한 학생들을 보호하고 학교폭력을 근절키 위해서는 이제는 학교는 물론 가정과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