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에서 30대 가장이 자녀들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또 발생했다. 어쩌다 우리사회애 이토록 비인륜적인 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지 안타까움이 아만저만이 아니다. 숨진 아이가 어버이 날을 맞아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가슴을 더 저리게 한다. 아버지가 ‘커서 돈 많이 벌어 효도하겠다’는 편지를 쓴 자식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작금의 세태를 원망치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는 물질만능 풍조가 만연해 도덕이 무너지고 가족 윤리마저 붕괴됐다는 지적을 받는지 오래다. 경제발전에 따라 빈부 격차는 더 커져 가진 자는 더 갖기를 원하고, 없는 자는 더욱 쪼들리는 사회구조가 고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상황이어서 고통을 호소하는 가정은 계속 늘고 있다. 가정을 버리고 뛰쳐 나온 노숙자가 부지기수이고 자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죄 없는 자식들까지 동반해 가족이 함께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속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평구 모 아파트 박모씨 집에서 박씨와 8살 아들, 5세 딸이 함께숨져 있는 것을 이웃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이 숨진 방에서 ‘죄송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라는 박씨의 유서가 발견된 정황으로 볼 때 생활고로 인한 동반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부평구의 다른 아파트에서는 엄마가 울부짖는 딸을 아파트 아래로 던져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들 부모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내 자식을 남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굳건히 박혀 죄의식 없이 저질러졌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부모가 자식들을 볼모로 잡는 것은 열등감, 자기학대, 무력감 등을 느끼기 때문이다. 더러는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을 느껴 행동으로 까지 옮긴다. 이같은 현상은 미증유의 사회변화를겪으면서 생긴 부작용이자 사회병리현상이다. 이제는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관념을 바꿔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개인의 존엄성이 있는 인간임을 유념해야 한다. 자녀를 동반한 자살은 극악(極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