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심상찮다. 정부가 연일 진작을 외쳐 되고 있건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경기는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최근 들어서는 아예 실물, 금융 부문 할 것 없이 경제 전반이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다. 뿐더러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5월 대란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만 높아져 가고 있다.
 어제 금융시장은 마치 지난 외환위기 때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묻지마 매도’로 대응하면서 전날 대비 무려 48.06포인트나 빠지는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하락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는 특성상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미국이 기침하면 몸살을 앓아야만 하는 우리경제의 취약성이 또다시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이런 불안감이 금융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굳이 오랫동안 침체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내수는 차제로 하더라도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수출마저 최근에는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다. 중국과 오일 쇼크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현실화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지역 중소업계에는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업체가 급증하는가 하면 문을 닫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기업만이 아니다. 재래시장은 물론이고 일반 상가에도 매출 감소로 울상을 짓다 못해 문을 닫는 상점들이 늘고 있다.
 마치 기업가 정신이 실종된 모습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딴청만 피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경제가 심리라면 낙관론 전파에 혈안이 돼 있고 정치권은 입으로는 서민경제 회복을 외치지만 정작 이념 논쟁으로 날 새는 줄 모른다. 서민들로써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러다 5월 대란설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어떻게 하려 하는 것인지 걱정을 놓을 수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 경제회복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낙관론을 설파한다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 경제계가 모여 중지를 모아야 한다. 자칫 시기라도 놓쳐 경제가 또다시 위기상황에 빠져들게 된다면 우리가 치러야 하는 희생은 엄청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