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이 발생한지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범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연 인원 7천900여명을 투입,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지만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영구 미제 사건이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이는 것은 당연하다. 경찰의 수사력 부재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집 앞에서 놀다 실종된 어린이 2명이 16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잊혀지지 않고 있는데 유사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는 사실이 참담하기까지 했다. 혹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같이 미궁에 빠지지 않나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지만, 경찰이 빠른 시간 안에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새 사건 발생 100일이 지났고, 경찰의 수사는 원점을 맴돌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살해 어린이 주변 인물과 학교 관계자, 인근지역 우범자 등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지만 뚜렸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 초기인 지난 2월에는 자백만을 믿고 10대 소년을 용의자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발표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제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체가 발견된 애산에서 증거가 될만한 유류품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광범위하게 벌였던 주변 수사에서도 별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제보를 기다리는 양상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수사 때와 흡사하다. 이러다가 영구 미제 사건이 되고 말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경찰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경찰의 수사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크다.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 직후에 발생한 포천 여중생 살해사건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그야말로 위험수위에 와있다. 경찰은 수사를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서라도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