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하천살리기'운동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 민·관이 공동 참여한 하천살리기추진단이 발족된 지 5개월여가 넘도록 집행부서인 사무국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이고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인천시가 과연 하천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을 계기로 지금 전국에선 하천을 살리자는 운동이 민간주도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인천도 썩어 가는 도심 하천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해 11월 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한 하천살리기추진단이 구성됐고 승기천에서 시의원, 사회단체 회원, 시민 등 1,500명이 모인 가운데 요란스런 행사를 치룬 바 있다. 그러나 집행부서인 사무국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5개월이 지나도록 개점 휴업 상태여서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 관 주도를 탈피해 민·관협력 체제로 보다 효율적인 운동을 펼치자는 운동이 한낱 전시행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천살리기는 죽은 하천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의욕을 갖고 참여한다고해서 맨 손으로 될 수 없는 일이다. 복개된 하천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고 오염된 수질을 정화하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범시민적인 추진단도 당국의 예산과 인력 지원없이는 쓸모없는 기구에 불과하다. 시가 민간과 연대해 하천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해놓고선 지원을 외면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시민들이 하천의 생태복원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 것은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천 도심을 흐르는 하천은 거의 생명력을 잃고 심한 악취까지 풍겨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굴포천은 건천화가 심하고 승기천,청천천은 공장폐수가 유입돼 독극물이 흐르는 죽은 하천으로 변했다. 이렇듯 수질오염이 심한 하천을 다양한 생태를 지닌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관 주도이건 민간 주도이건 하천살리기 운동은 서둘러야 할 과제다. 도심에 악취가 나는 물이 흐르고서는 청정도시라 할 수 없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하천살리기는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