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시내버스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정류장에 차광막과 의자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로변에서 매연과 햇빛에 노출된 채 길게는 수십분씩 시내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승객들, 특히 노약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시내버스 운행체계는 여전히 문제투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입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정류장 시설을 개선한다 해도 운행체계의 문제점이 그대로 라면 외양만 바뀌는 꼴이기 때문이다.
 시가 발표한 시내버스 정류장 개선계획은 오는 2006년까지 연차적으로 도심 정류장에 차광막과 의자를 갖춘 승객대기소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시는 우선 올해 중· 동· 남· 연수구의 103개 정류장, 내년에는 부평·계양·남동·서구의 108개 정류장에 승객 대기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2006년에는 250개 정류장에 추가로 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천지역 시내버스 정류장 대다수는 승객 대기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길가에 정류장 표지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어 승객들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서성여야 한다. 한여름에는 땡볕을 피할 수 없고, 눈이나 비가 내려도 우산을 쓴 채 마냥 기다려야 한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이 겪는 불편이 크다. 시내버스 정류장 시설이 개선되면 승객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되리라고 본다.
 그럼에도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얼마나 바뀔지는 의문이다. 시민들은 그동안 시내버스 운행체계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 개선을 요구해 왔다. 시민들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배차 간격이 불규칙한 데다 노선이 구불구불해 목적지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선되는 것은 거의 없었고, 시민들이 시내버스 이용을 기피하는 것도 여전하다. 정류장 시설을 개선하는 것 만으로 시내버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기 쉽다.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물론 정류장 시설의 보완도 필요하다. 다만 인천시가 명심할 대목은 운행체계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시는 시내버스 정류장 시설 개선에 앞으로 3년간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가 운행체계의 문제점은 그대로 둔 채 정류장 시설 개선에만 열을 올린다면 또 한가지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