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되지만 지금 우리 가정의 모습은 편안하지 만은 않다. 가정마다 웃음보다는 서글픔이 더한 것이 현실이다. 오랜 경제불황 속에 파산으로 인한 가정 파탄이 늘어나면서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마저 속출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 가정의 의미는 이렇지 않았다.
 5월 달력을 들여다 보면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 날, 15일은 스승의 날, 17일은 성년의 날이다. 모두가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다. 그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이름 붙였으리라. 하지만 지금 우리 가정을 들여다 보면 기념일의 모습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경제불황 속에 노사관계가 심상치 않고, 스승과 학생간의 신뢰도 크게 일그러져 있다. 그런가 하면 부모와 자식 관계, 청소년과 기성세대 간의 갈등도 뜨겁다. 이 모습들이 모두 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을 상징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우리사회는 산업사회로 들어선 이후 물질적인 생활수준은 크게 향상됐으나, 가정의 윤리와 도덕은 파괴돼 이미 위험수위에 이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노인문제는 가정과 사회에서 외면을 당한지 오래고, 학생이 선생을 고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아빠가 자식을 찌르고 엄마가 자식을 던져 살해하는 비윤리적인 살인행위까지 빈발하는 것이 현실이다.
  5월이 이같은 잔인한 달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사회가 이렇다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우리사회의 중심 축으로서 가정을 되찾아야 한다. 도덕과 질서의 규범을 재정립,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범도 물론 필요하지만 전통적인 가족 윤리와 도덕을 회복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정은 사회의 중심이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우선 가정이 건강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5월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