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캐피탈이 서울 소재 화인캐피탈에 흡수 통합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다. 썬캐피탈 자본주 입장에서야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해도 이 회사가 그동안 지역금융권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지역금융기관의 전통이 끊어짐을 의미할 뿐더러 지역경제계로써는 순수토착 자금조달창구가 뿌리 채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금융권과 관련한 우려 제기는 물론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그 시작은 지난 외환위기 때부터다. 당시 거센 외풍을 견디지 못해 경기은행이 무너졌고 지역내 제2, 제3 금융기관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서민금융기관과 더불어 지역금융권을 대표해 온 것이 바로 썬캐피탈이었나 이마저 경영권이 ‘서울’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지역금융권은 그야말로 대표주자가 없는 무주공산의 상황에 처해지게 된 셈이다.
 사실 이제는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이 너무 일상적인 일이 돼버려 썬캐피탈 인수합병과 이로 인해 빚어질 지역금융권 공동화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역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지역필요자금의 조달기능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작금의 지역경제 실태를 감안한다면 결코 예사로운 넘길 순 없다. 자칭타칭 지역금융기관임을 내세워 활동해 온 한미은행마저 씨티은행으로의 인수가 확정된 상황에서 더 그렇다.
 인천지역은 현재 지역개발사업이 왕성하다. 침체 늪에 빠져 있는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지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자금조달 문제이다. 물론 자금조달 창구로써 일반 시중은행 점포가 없는 것도 아니며 이들 역시 기업대출에 열의가 높다. 하지만 대부분이 지난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나치게 상업화돼 가고 있고 본사가 서울에 있는 관계로 지역필요에 응해 자금을 지원하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경제계에서 우려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썬캐피탈의 흡수합병 결정이 지역사회에 지역은행의 필요성을 알리는 경종이라 함은 무리일까. 그렇지 않아도 시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결정으로 시금고 운영은행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것과 때맞춰 지역은행 재건문제가 공론화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