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고등학교 신입생 200여명이 학교에 가지 못한채 시청과 도서관 등을 떠돌며 유랑수업을 받고 있다. 상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것도 학부모들과 교육당국의 다툼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일이니 기가 막힌다. 다툼의 피해자는 결국 학생들이다. 학부모들과 교육당국이 속히 해결책을 찾아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안양 충훈고 입학거부생 200여명은 오늘도 떠돌이수업을 받는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학교가 아니라 안양시청과 호계도서관 등지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학교 교사들이 아니라 학원 강사들이다.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리 만무다. 학기가 시작된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변란 때나 있을 수 있는 유랑수업이 언제까지 계속되야 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유랑수업은 학부모들이 생각해 낸 고육지책이다. 임시방편을 써서라도 수업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심정은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다. 하지만 임시교실을 마련해 학생들을 수용하겠다는 경기도교육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해도 입학등록과 관계없이 임시교실과 교사진을 제공하겠다는 제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충훈고 입학거부 사태의 최종 결과는 법원에서 결정된다. 충훈고 배정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면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을 다른 학교에 재배정해야 한다. 반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면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충훈고에 입학시키거나 또는 재수시키는 선택을 해야 한다. 유랑수업이 법원 판결 때까지의 수업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인 만큼 학부모들은 임시교실을 제공하겠다는 경기도교육청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경기도교육청도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 학부모들을 반드시 설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