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월주공 재건축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자체 레미콘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레미콘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송도신도시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폭리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뜨겁다.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가 지역 레미콘업계를 배제한 채 레미콘을 자체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나섰다면 레미콘생산 이익까지 챙기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누가 보더라도 지나친 욕심이다.
 지금 인천지역 건설업계는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인천시가 지역내 공사에 지역업체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총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최근 발표했을 정도다. 건설업체들의 일감이 없으니 레미콘업체들도 잘 돌아가리가 없어 12개 중소업체들이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판에 현대건설이 최근 남동구에 구월주공 재건축단지 내에 레미콘 플랜트를 설치하겠다며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이를 알게 된 지역 레미콘업계가 지역경제를 무시한 대기업의 횡포라고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월주공 재건축사업은 단일 재건축공사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대지 10만7천400여평에 아파트 103개 동, 9천여세대가 들어선다. 공사에 소요되는 레미콘 양 만도 차량으로 하루 1천2백대 분, 7천200㎥분량으로 추산된다. 아파트 골조공사 기간이 4∼5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레미콘 가액만 5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지역 레미콘업계는 그동안 이 공사를 크게 기대해 왔다. 그러니 현대건설이 자체 레미콘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소식은 청천병력과 다름이 없다.
 레미콘 가액 500억원은 인천지역 12개 레미콘업체들이 연간 공급하는 레미콘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현대건설은 도심 교통난이 우려되는 데다 고층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특수공법의 레미콘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 레미콘공장을 건설하려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중소업체 육성은 물론 대기업 윤리 측면에서도 자체레미콘공장 신설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