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 500여명은 8일 안성시 ‘미리내 성지’ 인근에 골프장 건립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 성역침해와 종교활동 방해 등을 이유로 안성시측에 골프장 인·허가 불허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와 천주교 수원교구 안성지구에 따르면 G개발은 지난 2002년 11월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산17번지 일원에 면적 991,144㎡의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을 짓겠다며 국토이용계획변경 신청서를 시에 접수했다.
그러나 신자들은 미리내 성지와 인접한 곳에 골프장 신축이 이뤄진다면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묘지가 크게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안성지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간 40여만명의 신자들이 순례하는 대한민국 대표 성지와 직선거리로 불과 2㎞ 인접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성지의 기능을 훼손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성지 가시권에 있는 골프장은 천주성삼성직·성모성심 수도회 등에서의 수행 차질은 물론정신·문화적 가치와 종교적 기능 상실 등 신성한 성지를 크게 훼손하게 된다”며 시측에 골프장 인·허가 불허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골프장 인근의 농업용수와 식수 고갈, 농약살포 등으로 인한 환경재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신자들은 이날 이동희 안성시장을 만나 ▲골프장 건설 즉각 철회 ▲시장은 건설계획 불허 ▲부동산 매입사실 해명 등을 요구하는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시장의 권한은 행정의 집행에 있어 권한이 없다”며 “주교, 신부, 신자들의 반대에 따른 성지 보호를 위해 현재 인·허가를 보류한 상태”라고 밝히고 업체에 신자들의 뜻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안성=박석원기자> sw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