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58주년을 맞았다. 1945년 8월15일, 광복의 그 날은 어느덧 반세기를 훌쩍 지났지만 오늘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가를 생각하면 광복절의 의미는 새롭게 다가온다. 광복은 억압과 굴레에서 벗어난 해방이자 대한만국을 건국한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지난 58년간 이루어낸 것은 적지 않다. 아니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발전을 일구었다. 정치 민주화를 쟁취해 냈으며, 미흡하기는 해도 사회, 문화의 발전도 내세울만하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광복절인 오늘 아침 신문에는 부정부패에 찌들고 반목과 갈등이 만연해 있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새 국가 건국의 출발점이었던 58년전 오늘의 각오와 다짐을 새겨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어디에 와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곳은 58년 전과 지금이 결코 다르지 않다. 누구도 얕볼 수 없는,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야 하며, 이에 걸맞는 시민문화도 가꾸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비젼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 빚어지고 있는 계층, 세대간 갈등은 과도기에 앓는 홍역으로 볼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간 선진국들도 국민소득 1만달러 고지에서 주춤대며 갈등과 혼란을 겪었다.
 다만 얼마나 빨리 홍역을 극복해내느냐가 문제다. 홍역을 떨어내는데 필요한 것은 조정과 통합이다. 집단간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물론 정치의 몫이다. 정치권이 각성하고 제 몫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과제는 통일이다. 통일은 우리민족이 안고 있는 최대의 숙제다. 현재의 핵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일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컨세서스를 도출하고는 한편 앞으로 올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