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오후 인천 팔미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충돌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이 어느 정도 결여돼 있는지를 다시 한번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고 당시 두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 678명 가운데 15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인명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사고 충격으로 한쪽 여객선은 뱃머리 부문 3m가 찌그러지고 다른 여객선은 선체 오른쪽 가운데 1m50cm 가 찟겨 구멍이 났다고 하니 그 충격이 어느 정도 컸었는지를 짐작할 만하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가 이 정도에서 그친 것만해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고에 대해 해경과 해수청 관계자들은 사고원인을 짙은 안개 때문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고발생 시간도 안개로 여객선 운항을 통제했다가 해제한 후 30분만에 일어났다. 그 시각에도 해상은 짙은 안개로 인해 시정거리가 450m에 불과했다니 사고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충돌사고가 일어날 만큼 안개가 짙었다면 운항통제시간을 더 연장했어야 했다. 운항통제 해제가 적법했는지를 따져 볼 일이다.
 그동안 발생했던 각종 여객선사고는 우연이 아닌 예견됐던 사고였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있다. 4년전 인천 팔미도앞 해상에서 여객선과 모래운반선이 충돌, 2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친 사고 역시 짙은 안개속을 무리하게 운항하다 빚은 사고였다. 1993년 280명의 인명을 앗아간 부안 앞바다 서해훼리호 침몰사고도 일기가 불순한 가운데 운항하다 일어난 참사였다. 모두 안전불감증이 부른 사고였다.
 여객선은 인명피해가 크기 때문에 항상 세심한 주의와 안전 관리가 절대로 필요하다. 짙은 안개나 폭풍우 등 일기불순과 안전수칙 불이행은 언제 사고를 부를지 모른다.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짙은 안개속을 운항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를바 없다. 감독관청의 책임이 그래서 막중한 것이다. 우리사회는 불행하게도 연속되는 사고로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의 제물로 하고 있다. 인명존중의 안전의식이 너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인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조금만 있어도 인재성 사고는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안전의식을 생활화할 수 있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