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칼럼-성공한 도지사가 되는 길
인천칼럼-성공한 도지사가 되는 길
  • 승인 2003.07.03 00:00
  • 수정 2003.07.02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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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경기취재본부장

 지난 1일은 민선3기 첫 돌이었다. 일선 단체장들이 지난 1년의 공과를 밝히고 새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각종 기자회견들이 잇따르는 와중에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유럽출장중 그의 취임 첫 돌을 맞았다.취임 하루가 지난 어제 손 지사가 열흘간의 미국·유럽 방문을 무사히 끝내고 귀국했다.손 지사는 이번 미국방문 성과에 대해 “한·미동맹관계가 노무현 대통령 방문이후 돈독해 졌으나 내가 방문한 이후 남아 있었던 껄끄러운 것까지 깔끔히 해소된 것 같다”며 “특히 미군이 많이 주둔해 있는 도지사가 방문해 안심하는 분위기 였다”고 말했다.
취임뒤 손 지사의 외국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외국방문이 특별히 눈길을 끈 것은 해외투자유치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북한 핵을 놓고 한·미일과 북한간의 긴장이 갈 수록 증폭되고 있고, 주한미군의 한강이남 재배치가 조기 가시화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 않은가. 일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70%가 배치된 경기도의 수장이 아닌가. 손 지사의 입장에서 미국측에 국제평화도시구상 제안 등을 통해 한·미안보동맹에 대한 한국민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미국측의 호응을 끌어낸 것은 산술적 가치로는 쉽게 따질 수 없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자동차 부품 생산 다국적 기업인 위첸만사와는 어연·한산단지에 1천200만달러를 투자, 공장을 설립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또 파리.런던을 경유하는 유럽통상촉진단을 원격 지휘해 7천만 달러의 수출계약 실적도 올렸다.기내 숙박을 하며 강행군 했다는 전언이고 보면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굵직 굵직한 사업들을 따내는 성과도 있었다.미래산업인 나노특화팹단지의 수원 유치와 미래엘시디 산업의 산파가 될 LG필립스 LCD 공장의 파주 유치도 그가 말한 동북아 경제중심을 향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손지사에게는 ‘정치인 손학규’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도민들을 위한 도지사가 아니라 대권을 염두에 도지사’ 행보라는 의구심이 곳곳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 당시다. 손지사는 다른 일정을 취소한 뒤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를 찾았다. 물류대란에 따른 민선 도지사의 적절한 현장 방문이었다. 그러나 방문 1시간의 일정은 위수탁지회의 10여개업체 대표들을 만나고 상황실을 들린 것이 전부였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노동자들은 “현장을 찾았다면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당사자들에게 들어 보지도 않고 업체 대표들만 만나고 돌아 갔다”며 분개했다.
최근 반월 시화공단의 한 경제인을 만났다. 그의 하소연을 들어보니 ‘지사 얼굴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내용인즉 공단을 방문하면서 ‘상공회의소 회장 얼굴만 보고 갔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인들은 “지역 경제사정을 알기 위해 온 도지사가 간부들만 만나고 돌아 가는 생색내기 행보였다”며 “‘지역경제 실정을 듣는 것을 외면한 손 지사 보다는 듣는 시늉이라도한 전 지사가 차라리 낫지 않냐’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고 방문뒤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일부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이때 손지사에게 초심을 잃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다.
손지사는 취임식을 치르면서 단상에 앉지 않았다.단하에 초대된 손님들과 나란히 앉아 취임식을 치렀다.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건, 순수한 소신에서건 도민과 함께 도민 곁에서 도정을 수행하겠다는 상징적 시도라는 점에서 참으로 신선했다.
정약용의 목민심서 吏典六條(이전육조)편에 ‘簡其騶率(간기추솔)하고 溫其顔色(온기안색)하며 以詢以訪(이순이방)이면 則民無不悅矣(즉민무불열의)니라’라는 말이 있다. ‘수행(隨行)을 줄이고 안색을 온화하게 하여 묻고 알아보면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음이 없다’는 뜻이다.
도지사가 도민들의 목소리를 소상히 살피면서 도정을 펼치면 도민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4년 민선도정을 책임지고 이제 첫해를 보낸 손 지사가 남은 기간도 성공한 도지사가 되기를 바란다. 도지사 개인의 정치적 입신에 대해 거는 기대 때문은 아니다. 1천만 시대를 맞은 경기도민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얻기위해서는 성공한 민선단체장이 나와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초심으로 되돌아가 분투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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