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천의 공교육 여건은 너무 열악하다. 먼저 학교부지를 미리 확보하지 못한 탓으로 학교를 신설하는데 차질을 빚고 있는 문제를 지적해 두고자 한다. 물론 부분적인 현상이라지만 학교부지 부족으로 공장이나 창고 밀집지역에 학교가 들어서고 그러다 보니 소음 진동 악취 등으로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수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현상은 단순히 학생∼교사간의 문제가 아니라 크게 내다보면 국가적인 문제다. 입만 열면 선진국 진입 운운하지만 실속을 따져 보면 우리의 교육환경은 후진국이나 다름없다는 자조섞인 얘기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학부모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고 조속히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가 거센것도 이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같은 실망과 요구가 터져 나온 것은 지금과 같은 여건하에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자녀들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의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원성을 유발케 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교육청이 통감해야 한다. 그러나 도시계획 과정에서 미리 학교부지를 확보해 둬야 할텐데 그렇치 못한데 따른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마디로 그동안 우리의 교육정책은 항상 경제논리에 밀려나 있었다. 교육에 아무리 열을 올려도 교육차원에서의 사회간접자본이 열악하다면 교육의 질 향상은 한낱 말잔치에 불과하다. 선진국들의 교육조건이 우리와 다른 점은 바로 교육인프라의 저력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딱한 구석이 흔하다. 악취발생 등 민원을 이유로 이전이 계획된 인천시 서구 연희동 승마장 부지를 학교터로 지정해 달라는 주민들의 건의를 무시하고 여기에 임대아파트 짓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세수증대를 내세워 애써 마련해 두웠던 학교부지를 타 용도로 사용토록 조장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또 남동구 주민들이 몇해전 빈 공장터를 학교부지로 지정해 줄 것을 시에 청원했으나 여기에 대형 유통매장 허가를 내준 일도 있다. 우리의 안목에서 부터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반성을 한번쯤 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라는 인식아래 정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시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