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맹순 인천시의회 전(前) 의장
 안상수 인천시장은 재임기간 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식목일 안 시장은 군·구 기초단체장과 시민 등이 함께 인천대공원에서 ‘초록 동산’ 제막식에 참석하여 기념식수를 하는 등 300만 그루의 나무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논현(2)택지 지구 76만9천평에 1만8천9백1 가구를 조성하려는 대한주택공사가 오봉산(해발고도 106m) 자락 14만5천평의 산지를 깎아 30∼60년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 등의 우거진 숲을 훼손하는 한편 산지를 깎은 흙은 택지 저지대를 매립한 뒤, 아파트 등을 지어 주공의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택지계획에 대해 논현동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사업승인은 물론 이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300만 그루 나무심기 시책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주공은 논현(2)택지 조성과정에서 훼손되는 산지와 녹지는 모두 택지로 조성되어 주공의 엄청난 영업 이익으로 연결된다. 1 평에 2그루의 나무가 잘려 나간다면 30∼60년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를 포함하여 적어도 30만 그루의 나무가 훼손되는 셈이다. 더구나 논현초등학교의 동편 후문 일원과 한화사원아파트 터 뒤편 등의 산지와 논현동 산(山) 30-8번지 일원의 아람공원 일대에는 30∼60년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우거져 7∼8 등급에 가까운 녹지자연도를 나타내고 있다.
 남동공단에서 1∼1.5㎞ 범위 이내에 위치한 이들 오봉산 자락의 우거진 녹지는 남동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된 대기물질을 정화해 주는 산소 탱크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오봉산 기슭의 약수는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논현동 주민의 식수 역할은 물론, 여름철에 이들 숲과 그늘을 찾는 시민들의 좋은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천은 다른 도시에 비해 녹지율이 너무나 빈약하다. 대도시 녹지율은 대전 61.9%·부산 65%·서울 50.4% 그리고 광주는 47.3%인데 비해 인천은 37.7%에 불과해 6대 도시 가운데 최하위이며, 시민 1인당 녹지율은 4.5㎡ 미만이어서 이미 남아있는 숲을 잘 보존하는 한편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21세기 환경 친화적 도시 관리의 지상과제이다. 더구나 21세기 동북아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가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계양산·문학산·철마산·만월산 등의 산지를 잘 보존하고 가꿔야 한다.
 안 시장이 선거공약과 관련해 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 ‘푸른 인천’,‘녹색도시 인천’을 조성할 계획과 노력을 보이는 반면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천에서 논현(2)택지와 같이 오봉산 자락을 깎고 아파트단지를 짓는데 앞장서고 있는, 두 얼굴의 인천시 도시행정은 시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3,800업체가 입주해 다이옥신과 VOC 등 발암물질과 악취 등을 대량 배출하고 있는 남동공단 바로 옆에 인천시가 충분한 공해 차단녹지를 조성하지 않은 채, 각종 환경평가 자료를 조작한 환경평가서를 근거로 이같은 대단위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도시계획을 세우고 이를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하는 것은 21세기 환경친화적 도시관리 원칙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이를 묵인하고 있는 안 시장과 관련 책임자 등은 이후 발생할 엄청난 환경재앙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인천시는 2006년까지 3,700억원을 투입해 자투리땅을 활용한‘푸른 마을쉼터’를 조성하는 등의 시가지 녹화와 계양산·문학산 등 산림 주변과 송도신도시 그리고 도심공원 등 녹지조성에 주력한다는 야심찬 계획은 환영할 일이다. 인천시가 인공적으로 산지를 조성하고 나무를 심어 ‘푸른 인천’,‘녹색도시 인천’을 가꾸려는 의지와 계획·실천도 중요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직까지 보존된 산지와 녹지를 보존하며 가꾸겠다는 도시관리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남동공단에서 1∼1.5㎞ 범위 이내에 위치한 오봉산 자락의 우거진 녹지는 남동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된 대기물질을 정화해 주는 산소 탱크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노력에 앞서 이들 녹지를 보존하고 가꾸는 데 앞장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