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연-남동구 약사회장

 제2의 건국 범추진위원회 창립을 전후로 각 지역마다 여론이 분분하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름을 도용당했다는 항의 내용이 보도되는가 하면 각 동에서 2~3명씩 추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적합한 인물임을 강조하며 경쟁이 치열한 곳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여론을 뒷받침하듯 1월25일에 있었던 남동구 총회의 분위기는 엄숙함의 도를 넘어 바늘이 구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 이유는 추진 위원회의 주체가 김대중 대통령의 선언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김대통령은 정부 수립 50주년을 맞이하여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며 민족의 재도약을 이룩하기 위해 역사적인 「제2의 건국」을 선언하였다.

 혹자는 「제3의 건국은 언제부터 시작할 것이냐」고 조롱했다고 한다. 이것은 기존의 관변 단체처럼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용두사미가 될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였고 추진 위원회의 권한과 능력의 한계성을 과소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위 막론하고 개혁 동참

 「제2의 건국」의 기본적인 철학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병행 발전에 있으며 제도, 의식, 생활개혁이 국민의 생활속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데 있다.

 즉 민ㆍ관이 하나가 되어 경제적 파탄과 정치적 분열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이를 구정에 반영하여 민주주의의 실현, 자율적 시장 경제 완성, 사회 정의 실현, 보편적 세계주의 구현, 창조적 지식 기반 국가 건설, 협력적 신노사문화 창출, 남북간 교류 협력 시대 개막이라는 7대 국정 과제의 추진에 앞장서는 기구가 바로 제2의 건국추진위원회인 것이다.

 제2의 건국은 타민족의 압박과 통치에서 해방되자는 물리적인 정치 운동이 아닌 우리 자신과 자신의 싸움인 정신 재무장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복지부동식으로 사진이나 찍어 상부에 보고하는 전시 행정에서 벗어나 고ㆍ하위층을 막론하고 함께 개혁의 고삐를 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제2의 건국의 목적은 후손들에게 정의롭고, 깨끗하고, 부강하고 자랑스런 선진 한국을 물려주는데 있으므로 정당과 종파와 성을 초월하여 동참하여야 하며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1945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역사적인 이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반대파의 의견과 입에 쓴 직언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며 위원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부에 보고하고 그 결과를 위원들에게 통보해 줘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원들 창조적 제안ㆍ실천 병행

 범국민추진위원회란 명칭에 걸맞게 각 직능 사회 단체장을 임명한 추진 위원의 선정에 대하여도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제2의 건국 운동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결식 학생 돕기 운동을 일례로 들 수 있다. 국민 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있어 개인과 단체장의 능력의 차이, 적극 동참하는 단체와 냉담한 단체의 조직력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2의 건국이 구호가 아닌 실천에 그 목적이 있기에 창조적인 제안과 실천을 병행하지 못하는 무능한 위원들은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는 풍토가 조성되어 자연 도태되리라 믿는다.

 예산 부족으로 1년에 한 두번 개최될까 말까한 부실 위원회로 전락되지 않고 좀더 자주 모여 건설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위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없애야 한다. 「제3의 건국」운운하는 인사들의 조롱거리로 「꼭두각시 관변 단체」가 되느냐 마느냐는 추진 위원회 운영에 대한 정책의 강도와 방향에 달려 있음을 정부와 추진 위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