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각) 이란이 이스라엘에 직접 경고에 나서면서 중동 내 확전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며 이는 광범위하게 악화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벌인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하고 그 후 일주일 넘게 가자지구를 봉쇄, 양측이 서로 공격을 퍼붓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 230만여 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피해 우려에도 이날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에 같은 날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명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나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고 말했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엔 분명한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특히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이 시리아의 무장 단체나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전면 참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직·간접적으로 분쟁에 개입하게 되면 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중동에서 확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해 미국의 지지를 확인했으며, 이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통화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과 자기 결정권을 위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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