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내륙·동구 융합 '제물포구'
전철역·경제활동 등 활력도 낮아
도시 인프라 부족…해결과제 산적
▲ 영종국제도시 전경. /인천일보DB
▲ 영종국제도시 전경. /인천일보DB

인천시는 지난 6월1일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아 주민들이 겪는 불편 해소, 인구·면적 조정을 통한 행정 효율성 향상, 자치구별 특화 발전을 위해 정부에 행정구역 개편을 건의했다. '제물포구'와 '영종구', '검단구' 신설이 그 결과물이다.

이후 행정안전부는 인천시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인 뒤 해당 법률안을 오는 10월23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행정구역 개편은 2026년 7월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영종구와 검단구는 요즘 잘나가는 신도시들이 독립해 나간 것이라면, 제물포구는 '중구 내륙+동구' 원도심끼리의 융합이다.

원도심의 한계인 도시 활력 부분을 시너지를 통해 채워나가려면 이런저런 인프라들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서로 가진 게 다른 도시와 비교해 그렇게 많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림을 꾸릴지가 관건이다.

 

도시 활력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가 전철역이다. 도시 공간에 통행하는 유동인구로 인해 발생하는 '북적거림'을 가장 단순하고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중구 내륙 4만여 인구와 동구 6만여 인구가 함께할 앞으로의 10만 제물포구에 위치한 전철역은 당분간 4개가 전부다. 서울지하철 1호선 '인천역', '동인천역', '도원역'과 수인선 '신포역'으로 동인천역을 제외하면 승객 수 적기로 유명한 곳들이다.

사실, 현재 영종도를 포함한 중구에는 모두 8개 전철역이 존재한다. 다만, 이 중 5개가 섬 지역 공항철도 역이라는 게 문제다.

인천시 행정개편이 성공하면 중구 원도심 3개, 동구 1개를 합해 제물포구엔 전철역이 4개뿐인 도시철도 구조가 완성된다. 현 중구 전철역보다는 적고, 현 동구 전철역보다는 많은, 딱 그 정도 사이즈다.

역 숫자 자체는 얼마 안 돼도, 김포골드라인처럼 '지옥철'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지난달 기준 서울 1호선 인천구간에서 승하차 인원이 하루 평균 가장 적은 역은 동구 도원역(6006명)이다. 이어 미추홀구 도화역(7103명), 중구 인천역(1만4명) 순이다. 인천역과 동인천역(2만6237명), 도원역, 신포역(3208명)까지 제물포구 4개역을 다 합쳐도 부평역(5만6779명) 하나에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신설 예정인 제물포구의 각 역사 이용객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이유는 기존 중구 내륙과 동구가 지닌 경제 활력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 중구 2021년 사업체 조사 데이터를 보면 전체 사업체 2만2370곳 가운데 직원 수가 100명 이상인 기업은 120곳이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여기서 섬 지역인 용유동, 운서동, 영종동, 영종1동 몫 65곳을 빼면, 중구 원도심엔 종사자 수 100명 이상의 굵직굵직한 사업체는 55곳만 남게 된다.

대신 동구에 100인 이상 사업체는 22곳이다. 전철역과 마찬가지로 중구 내륙은 제물포구로 통합되며 중견기업 절반 이상을 잃고, 손해분의 절반치만 동구에서 채우는 모습이다.

인천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중구 원도심 유력 기업들은 항만 배후단지 인근에 있어 도심 접근성 측면과 거리가 먼 상황에서 중구 원도심, 동구엔 이렇다 할 산업단지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일대 산업이 노후화된 데다 지역 내 인력풀 역시 마땅하지 않아 십수년 동안 침체 기로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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