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0년만 개편…중구 일대 핵심
검단·영종·제물포구 분할·융합
저출산·고령화 문제점 공유 지역
합해져도 당장 선순환 효과 의문

인천시 행정구역이 약 30년 만에 달라진다. 이번 행정구역 개편에서 핵심 지역은 중구 일대. 서구에선 아라뱃길 북쪽을 따로 '검단구'로 만드는 '분할' 개념이라면 중구에는 '분할'과 '융합'이 섞여 있다.

섬지역인 영종도는 '영종구'로 독립하는 대신, 중구 내륙은 바로 옆 동네인 동구와 손잡고 '제물포구'를 신설한다. 중구 입장에선 영종지역 공항과 신도시라는 차와 포를 떼고 비슷한 원도심 생활권인 동구와의 시너지를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구 내륙 인구 4만여명과 동구 인구 6만여명이 함께 10만여명 도시 위상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인천에서도 너무 오래되고 방치된 것들이 많은 지역끼리 합해져 당장은 시너지보단 그 반대말인 링겔만 효과가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있다.

지난 15일 주민의 날 행사가 열렸던 인천 중구 도원동 구립 갈매기어린이집 앞 풍경. 한 어린이가 행사를 마치고 철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도원동 유일의 공공 놀이터는 이날 행사 부스에 막혀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 보였다./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 지난 15일 주민의 날 행사가 열렸던 인천 중구 도원동 구립 갈매기어린이집 앞 풍경. 한 어린이가 행사를 마치고 철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도원동 유일의 공공 놀이터는 이날 행사 부스에 막혀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 보였다./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지난 15일. 인천 중구 도원동 구립 갈매기어린이집 앞에는 한 판 동네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도원동 주민의 날 행사가 어린이집 앞 작은 광장에 차려졌다. 트로트 가수들 공연과 곁들여진 술과 음식으로 말 그대로 주민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 특히 소일거리 귀한 노인분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으로 보였다.

다만, 주민의 날 행사로 아쉬운 건 하루 동안 놀이터를 빼앗긴 도원동 아이들이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중구 도원동엔 놀이터가 뉴월드아파트 단지 안에 하나, 그리고 갈매기어린이집 앞에 하나가 전부다.

오후 3시 넘어 행사가 끝나고 무대 정리가 한창인 와중에 손에 젤리 봉지를 쥔 어린이가 혼자 주변을 서성거렸다. 행사 부스 때문에 놀이터는 잠시 폐쇄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찾은 중구 율목동 율목공원 놀이터는 시설도 신식이고 관리 상태도 좋아 보였다. 공원 위쪽엔 미끄럼틀, 그네 등 일반 놀이터인데 아래쪽엔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인 물놀이터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율목공원 놀이터 벤치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앉아 계셨다. 놀이터 외곽 트랙에서 운동하는 중장년 주민도 몇 있었다. 놀이터의 주인, 어린이는 킥보드를 타고 온 초등학생 한 명이 전부. 그네 몇 번 발 구르고 킥보드로 트랙 두세 바퀴 돌더니 금세 자리를 떴다.

현재 인천 8개 구에선 동구만 '인구감소 관심지역'으로 지정돼 온갖 걱정들을 독차지하지만 중구 내륙도 동구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공유한다. 그동안 영종도 신도시들이 관련 지표를 상승시켜 '평균의 오류'를 조성했던 것뿐이다. 제물포구 신설 이유처럼 중구 내륙과 동구는 사실상 생활권이 같아, 동구에 이어 중구 내륙 역시 인구 소멸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통계청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천 8개 구, 136개 법정동의 지난해 출생아 수를 분석했더니 모두 9개 동에서 출생아 숫자가 10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전부 동구와 중구 지역 법정동들로 동구 4곳, 중구 5곳 등 전부 예비 제물포구에 고루 분포해 있다.

10년 전인 2012년만 하더라도 인천에서 한 해 출생아 수가 10명 이하인 법정동·리는 인천 외곽지역인 강화, 옹진에 그쳤다. 앞에 안내한 중구 도원동과 율목동의 10년 새 출생아 수 변화는 각각 '42명→9명', '39명→4명'이다. 작년에 동구 송림2동에서 태어난 아이는 1명에 그친다. 동네가 요즘 재개발, 재건축으로 뒤숭숭하면서 젊은 인구가 전부 빠져나간 영향이다.

▶관련기사 : [원도심과 원도심의 만남, 시너지 혹은 링겔만] (상) 저출산 도시끼리 통합…초등학교 반 만들기도 버겁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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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과 원도심의 만남, 시너지 혹은 링겔만] (상) 저출산 도시끼리 통합…초등학교 반 만들기도 버겁다 올해 기준으로 인천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1.7명이다. 중구 초등 1년 학급당 평균 학생 수도 21.7명으로 인천과 같다. 동구는 21.8명, 평균치를 조금 상회한다.그런데, 2022년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2029년엔 중구 내륙과 동구 법정동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21명 이상 배출하는 동네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다음 달 23일까지 행정안전부가 입법 예고한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영종도를 제외한 중구 내륙과 동구는 '제물포구'로 합쳐진다.중 [원도심과 원도심의 만남, 시너지 혹은 링겔만] (하) 행정적 시각 넘어 미래비전 큰 그림 담아야 “전국 250개 시군구에서 173위와 74위의 만남”. 인천 동구와 중구 내륙 일대를 묶어 신설하는 제물포구를 이렇게도 정의할 수 있다.전국 지자체 기업 수를 기준으로 많은 숫자부터 줄 세우면 중구는 위에서 74위, 동구는 173위쯤 된다.주변 서구가 14위, 연수구가 34위, 미추홀구가 42위를 차지하는 와중에 중구, 동구 두 도시 간 융합체인 제물포구의 경제 순위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마도 동구보다는 높고 원래 중구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구 구성원인 영종지역 경제구조가 동구보다 거대하기 때문이다. ▲사업 [원도심과 원도심의 만남, 시너지 혹은 링겔만] (하) 뭉쳐야 할 시기, 찾아야 할 생기 인천시는 지난 6월1일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아 주민들이 겪는 불편 해소, 인구·면적 조정을 통한 행정 효율성 향상, 자치구별 특화 발전을 위해 정부에 행정구역 개편을 건의했다. '제물포구'와 '영종구', '검단구' 신설이 그 결과물이다.이후 행정안전부는 인천시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인 뒤 해당 법률안을 오는 10월23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행정구역 개편은 2026년 7월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영종구와 검단구는 요즘 잘나가는 신도시들이 독립해 나간 것이라면, 제물포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