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홍콩시티·제물포르네상스 등
신설 구마다 굵직한 개발 구상
앞으로 발전 가능성 높아

원도심끼리의 융합 제물포구
노후화로 경제구조 축소 불가피
사회·경제·문화 다각적 접근을
▲ 중·동구 일대 전경. /인천일보DB
▲ 중·동구 일대 전경. /인천일보DB

“전국 250개 시군구에서 173위와 74위의 만남”. 인천 동구와 중구 내륙 일대를 묶어 신설하는 제물포구를 이렇게도 정의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 기업 수를 기준으로 많은 숫자부터 줄 세우면 중구는 위에서 74위, 동구는 173위쯤 된다.

주변 서구가 14위, 연수구가 34위, 미추홀구가 42위를 차지하는 와중에 중구, 동구 두 도시 간 융합체인 제물포구의 경제 순위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마도 동구보다는 높고 원래 중구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구 구성원인 영종지역 경제구조가 동구보다 거대하기 때문이다.

 

▲사업자 10명 중 4명은 60대 이상. 경제 활력 시급하다

지난 20일 찾은 인천 동구 만석부두 입구 뒤 공장단지는 한적했다. 가을치고 양이 많은 비 때문인지 공장 사이사이 길에는 인적조차 뜸했다.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김영수(61세)씨는 “요새 젊은 사람들이 제조 공장에서 일 안 하려고 한다는데 여긴 더하다. 우리 공장만 해도 기계 기름밥 먹는 일이니까 전부 50~60대다”라고 전했다.

인근 지역 산업 노후화는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익명을 요청한 중·동구지역 예부선업 관계자는 “관련 기업들 규모가 크지 않아 선박이 작다 보니 주거 환경 등이 좋지 못해 젊은 층에 인기가 없다. 인천 인력 대개가 60~70대 이상 노인들”이라고 귀띔했다.

21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자료를 분석했더니 지난 6월 기준으로 인천 8개 구 사업자에서 60대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동구로 나타났다.

동구는 전체 사업자 1만5192명에서 39.1%가 60대 이상이다. 다른 지자체들은 낮으면 20%대 중반이고 높아도 30%대 초반인 것과 비교된다. 동구 70대 이상 사업자 비율은 11%로 이미 두 자릿수에 진입한 상황이다.

중구 내륙도 영종지역을 떼고 제물포구에 합쳐질 경우 기존 중구 경제에서 절반 이상을 잃게 된다.

중구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지역 내 사업체 종사자 11만5328명 가운데 54.7%에 이르는 6만3117명이 섬 지역인 용유동, 운서동, 영종동, 영종1동에서 일하고 있다.

반면, 동구 사업체 종사자는 2021년 기준 4만492명 정도라 중구 입장에선 제물포구로 합쳐도 경제 구조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작년에 영종지역 재산세만 1028억원으로 중구 내륙 300억원, 동구 150억과 상대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인천시, 행안부와 함께 디테일 고민 시작

원도심과 원도심의 만남인 제물포구 신설 논의에선 단순히 행정적 시각을 넘어 사회, 경제, 문화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오는 22일 행정안전부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여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토론회'에는 인천시장을 비롯해 지역구 국회의원, 중·동·서구청장, 시·구의회 의원 및 주요사회단체장, 지역주민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 지역별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첫 토론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검단구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대상지에 포함하고, 영종구는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제물포구는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중심 지역에 해당하는 등 신설 구마다 굵직한 개발사업을 컨셉으로 가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동인천과 청라, 연안부두와 부평 등 신교통수단 건설에 더해 제물포구의 제물포르네상스는 올 연말까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2단계를 마치면 구체적인 그림들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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