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급당 학생 수 21.7명
중·동구, 제물포구로 합치면
6년 뒤 1학년 21명 배출 힘들어

중구 원도심, 동구보다 더 심각
한 해 출생아 10명 안팎 추락

행정통합 효과 당장은 부정적
제물포 일대 부활 반전 모색을

올해 기준으로 인천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1.7명이다. 중구 초등 1년 학급당 평균 학생 수도 21.7명으로 인천과 같다. 동구는 21.8명, 평균치를 조금 상회한다.

그런데, 2022년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2029년엔 중구 내륙과 동구 법정동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21명 이상 배출하는 동네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달 23일까지 행정안전부가 입법 예고한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영종도를 제외한 중구 내륙과 동구는 '제물포구'로 합쳐진다.

중구 7개 동과 동구 11개 동이 그 대상이다. 이 동네들 중 작년에 출생아 수가 21명을 넘긴 곳은 5곳에 불과하다.

▲ 인천 중구 율목동 율목공원 놀이터에서 한 노인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율목공원 놀이터는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는 신식 놀이터였으나 아이들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 인천 중구 율목동 율목공원 놀이터에서 한 노인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율목공원 놀이터는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는 신식 놀이터였으나 아이들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중구 원도심, 알고 보면 동구보다 저출산 문제 심각하다

동구가 '인구감소 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인천 내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선두에 있는 것 같아도 자세히 따져보면 중구 원도심 역시 만만치 않다. 섬 지역인 영종도를 제외한 중구 내륙 7개 법정동의 지난해 평균 출생아 수는 17.7명에 그칠 지경이다. 동구 11개 법정동 평균 출생아가 19.2명이니까 소멸위험지역보다 아이를 덜 낳는 셈이다. 그동안은 영종도 신도시 통계가 합쳐져 중구 원도심 통계는 뭉개져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많은 신흥동(65명)을 제외하면 중구 대부분 동네는 한 해 출생아 수가 10명 안팎까지 추락했다.

지난 2012년 중구 연안동 출생아 숫자가 71명에서 작년 7명으로 90.1% 급감한 것을 필두로 10년 새 중구 내륙 출생아 감소율이 낮게는 60%대에서 높게는 90%대까지 형성돼 있다.

연안동에 있는 연안초등학교의 올해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11.8명으로 현재도 다른 지역 학교들보다 규모가 작다. 이렇게 아이 낳는 인구가 없으면 앞으로는 학교 존재 자체를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유형문화재인 동구 금창동 창영초가 인근 재개발구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중구에서도 비슷한 잡음들이 앞으로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저출산 도시끼리 뭉쳐 시너지 난 유례 없다”

중구 내륙과 동구에서 점차 아이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결정적 이유는 30대 인구 하락에 있다.

2012년만 하더라도 중구 내륙 30대 인구는 8641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4588명으로 46.9% 하락했다. 더군다나 출산율마저 급감하는 추세까지 반영돼 중구 저출산 심각성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오히려 저출산 문제를 공유하는 중구와 동구, 두 지자체가 한데 뭉쳐지면 관련 행정이나 지원 등 집중적인 관리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이 물음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은 일자리, 주거, 소득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해 복합적으로 도출되는 현상이라 시나 지자체급의 접근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저출산 지역끼리 모아 놓고 관련 정책을 폈을 때 효과를 본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중구 내륙과 동구 통합이 행정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저출산 해소 부분에선 당장은 부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행정체제혁신과 관계자는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 되는 데 집중하는 단계로 저출산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 문제 각 세부적인 부분들은 추후에 논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중구, 동구로 이뤄질 '제물포구'에는 제물포 일대를 부활시켜 원도심 발전을 꾀하는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되는 등 반전을 꾀할 콘텐츠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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