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재산피해를 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으로 피해를 키웠다. 하천은 강과 시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국내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 존재한다. 법률로는 관리주체에 따라 국가·지방하천으로 구별한다. 인천엔 30여 군데의 하천이 있지만, 하나 같이 '하천'답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도 지난 폭우에서 보듯, 하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인천에선 나름 하천을 가꾸느라 분주하다. 실례로 부평구는 굴포천 생태 하천 복원사업 1단계를 곧 마무리하고 2단계에 착수한다. 부평구청부터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까지 1.5㎞ 구간에서 벌이는 원도심 재생 사업이다. 구는 사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부평공원 인근 1.45㎞를 추가로 복원하기로 했다. 연수구는 승기천 일대를 수변 공간과 자연 쉼터를 아우르는 하천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인천시가 승기천 전체 관리권을 구로 이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인천시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주요 하천의 생태계 건강성을 진단해 정책에 반영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시는 굴포천·승기천·공촌천·장수천 등 4개 하천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서식하는 저서동물을 정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 하천에 사는 동물들을 봄·가을에 채집해 출현종수·개체밀도·오염민감도 등의 지표로 등급을 평가한다. 지난해 예비조사에선 하천에 출현한 38종, 1만5835개체의 저서동물로 평가한 건강성 등급이 비교적 괜찮았다. 공촌천 상류 등 일부 지점은 '보통(C)', 대부분 지점에선 '매우 나쁨(E)'으로 나타났다.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훨씬 나아지리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런 등급은 환경부에서 2019∼2021년 한강권역 도시들의 하천 생태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주목된다. 일부 지점에선 무늬하루살이·꼬마줄날도래 등 비교적 청정한 하천에 서식하는 지표생물종이 나왔다고 한다. 생태 회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시는 도심 하천의 자연성 회복을 목표로 정기조사를 통해 실효성 있는 자료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무리 하천이 변변치 않더라도, 관리하기에 따라선 훌륭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시의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듯, 주변 하천 상황에 대한 정보 제공과 관심은 남다른 결과를 낳는다. 지속가능한 하천 생태계 회복의 중요성은 노력 여하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천이 지역의 주요 관리 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력이 배가돼야 마땅하다. 도시재생의 하나이기도 한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이 순조롭게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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