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계속 살아도 되는지부터 알려달라’는 절박한 호소 외면
‘사람이 죽어야 해결될 건가?’ 피해 주민 울분
▲ 지난 16일 비가오는 가운데 촬영한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688번지 산사태 사고 현장. 보기에도 아찔한 장면이 1년 이상 방치되는 가운데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양평군 옥천리 산사태 복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양평군을 향한 주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일보 5월17일자 6면 ‘장마철 다가오는데…’>

양평군 옥천리 688번지 일대는 지난해 8월9일 산사태가 나 주택의 옥상 부근까지 흙이 밀려오는 큰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폭우가 예보된 18일 현재까지도 복구가 안 된 상태다.

그동안 피해 주민들은 수차례에 걸쳐 군청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조속한 복구를 요청해왔다. 양평군은 산사태의 원인 제공자로 알려진 산사태 위쪽의 주택건설의 건축주와 시공사 간의 법정 분쟁으로 복구 주체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복구를 미루다, 지난 4월 말에야 복구 대집행을 결정했다.

이러는 동안 다시 장마철이 시작됐고, 산사태가 난 지역에서는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예전보다 커졌고, 토사가 밀려들어 하수구가 역류하는 등 위험 징후가 속속 나오고 있다.

양평군은 6월28일에 토사가 내려오는 것을 방지하는 철책 공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7월5일로 연기됐고, 열흘 이상 지난 18일 현재까지도 공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예정된 폭우 속에서 현재의 집에 계속 살아도 되는지 아니면 대피해야 하는지부터 알려달라는 절박한 요구에 묵묵부답인 군을 성토하고 있다.

군의 무성의가 계속되자 피해 주민은 ‘사람이 죽어야 해결될 건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무원들의 안이한 태도도 논란이다.

지난 5월 초 옥천면장은 산사태 바로 아래 주택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또한, 당시 군청 김대희 허가2과장은 전문가 안전진단 질의에 ‘안전 관련 사항은 허가과 소관이 아니라’고 답변하는 등 안전총괄과와 6월30일까지 업무 공조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30일 오전 전진선 군수가 현장을 찾았지만, 주민들은 전 군수의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김대희 허가2과장은 “건축주가 양평군의 대집행 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긴급 방재시설 공사는 이미 발주했지만, 7월20일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자재 및 인력 수급문제로 늦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양평=글·사진 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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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다가오는데…” 불안한 주민들 지난해 8월 폭우로 주택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큰 피해를 본 주민들이 사고 발생 9개월이 지나도록 산사태 방지공사가 시작조차 못 한 가운데 다가올 장마철을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16일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688번지 산사태 현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사다리꼴로 흙과 바위가 드러난 급경사지가 100여m 아래로 이어지고, 경사지 곳곳에는 큰 바위들이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다. 산사태 경계선에 있는 몇몇 나무들은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해 보였다.산사태 시작 지점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