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프로야구는 1982년 시작된다. 전두환 정권은 '3S 정책'을 통한 정국 안정화에 나섰고 그때 프로야구가 탄생했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40년을 맞아 당시 인천일보 탐사보도부에서 활동한 이은경·이순민·이아진 기자가 인천 프로야구사를 써내려갔다.
전국의 이름난 도시는 대부분 '구도'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각 지역의 자존심을 가슴에 담은 야구는 지역을 상징하는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인천 또한 개항 후 밖으로부터(아직 인천에서 누가 야구를 처음 접했고, 야구라는 명칭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야구가 전해졌고, 일제강점기 때는 망국의 한을 달래기 위한 운동 중 하나로 여겨졌다.
<구도 인천>은 지난 40년간 인천에서 뛴 프로야구 '선수'를 중심으로 쓰인 책이다.
이 책은 야구 경기처럼 구성됐다. 1회초 '인천 야구의 시작'으로 책이 펼쳐지면 9회말까지 단숨에 읽힌다.
연장전에 돌입하면 12회말 '대한민국 에이스' 김광현에 이어 '전설의 좌완' 고순선 인터뷰로 책이 끝난다. 신문에 게재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15일부터 10월6일까지 체육면 담당 베테랑인 편집기획부 최대환 기자가 혼신을 다해 편집한 지면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인천은 언제부터 '구도 인천'이라 자부했을까. <구도 인천>에 따르면 1958년 10월9일자 한 신문에 '구도 인천'으로 시작한 기사가 등장한다. 그리고 1회말에 인천 프로야구단 변천사가 소개됐다. 인천 프로야구 연고팀은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1985년 청보 핀토스, 1988년 태평양 돌핀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000년 SK 와이번스, 2021년 SSG 랜더스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p 33) 박재홍 해설위원은 “팀이 가장 많이 바뀌었던 인천 야구에는 아픈 역사도 많다. 팬들에게도 희비가 엇갈린 역사였다”면서도 “지역 사회에서 구도에 걸맞은 분위기를 형성하면 인천 야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도 인천>에서는 인천 야구인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야구 40년간 인천 연고 구단에서 활약한 선수 중 포지션별 올스타 12명을 선정했다. SSG 랜더스 선수와 코치를 비롯해 이 책이 기록한 상당수 야구인이 설문에 나섰다.
투수 부문에서는 우완선발 정민태, 좌완선발 김광현, 구원 조웅천이 올랐다. 포수 박경완, 1루수 김경기,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유격수 박진만, 외야수 박재홍·이진영·김강민, 지명타자 김기태 등이 인천 프로야구 40년을 대표하는 선수로 뽑혔다.
<구도 인천>은 이들을 “인천 야구팬이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법한 '드림팀'”이라며 “인천 프로야구 40년 올스타에서 인천 두 글자를 빼더라도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만한 라인업이다”라고 썼다.
야구는 '기록' 경기라 한다. 기록지 한 장으로 경기의 긴장감과 선수의 상태, 분위기, 동요 등 모든 걸 읽어낼 수 있다. 기자 또한 '기록'하는 사람이다. 기록하는 사람이 인천 프로야구 40년을 기록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다. 야구 전담 기자가 아닌, 야구를 '찐 애정'하는 기자들이 쓴 <구도 인천>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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