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공해상 사업 진행
北·中 접경 수역…과거 충돌 빈번
지역주민, 영해상 입지 변경 요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100' 캠페인 참여 글로벌 기업이 늘어나면서 우리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사실상 '0'에 수렴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와 인천시는 탄소 중립 실현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방안으로 해상풍력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단지 개발이 가능해 발전 효율이 높고 육상 풍력과 비교했을 때도 소음·진동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문제는 입지다. 인천시와 민간·외국계 기업 등은 북한 접경지역으로서 서해 배타적경제수역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곳인데도 무분별하게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인천 해상풍력 현황과 문제점, 향후 추진 과제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2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부터 최근까지 인천 앞바다에서 민간·공공주도로 20여개 업체가 40여 곳에서 해상풍력 발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 관련기사 3면 : [인천 해상풍력…주민.탄소중립 다 잡을 묘안은] 행정기관 불협화음…제 밥그릇 못 챙기는 옹진군
해상풍력 대상지는 인허가권 주체에 따라 나뉜다. 인천 옹진군이 관할하는 영해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관할하는 배타적경제수역(공해)으로 구분된다.
배타적경제수역 내 오스테드코리아와 오션윈즈, RWE 등 외국계 기업이 진출했으며, 옹진군 영해의 경우 한국남동발전과 굴업풍력개발 등이 사업자로 나섰다. 이처럼 발전 공기업과 해외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외국계 기업 등이 진출한 배타적경제수역의 경우 안보적·군사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곳이라는 점이다. 인천 서해는 한국과 북한, 중국의 접경 수역으로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이 발생했었다. 현재까지 대항국 간 해양경계 획정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북방한계선과 조업한계선, 특정해역, 특정금지구역 등을 설정해 관리되고 있다.
오스테드코리아 등이 사업을 추진하는 위치는 과거 군사 훈련 지역으로서 남북이 군사적 적대 행위가 빈번했으며 문재인 정부 때 9·19 군사합의에 따라 완충 수역으로 설정한 지역이다. 군사적 대치구역, 해양보호구역, 여객선 항로, 교통안전특정해역, 항만구역 등 해상풍력 사업을 가로막는 제약 조건이 많아 서해특정해역에서 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서해특정해역은 국내에서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어장으로 어민들은 조상 대대로 생계를 유지해오던 곳이다. 향후 생태자원 영향, 피해 보상 등의 문제로 어민들과 갈등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인천 해역은 군사적·지리적 요충지이자 생태 집합체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지역 주민들은 어민들에게 피해를 미치지 않으면서 인천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영해에서 해상풍력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차병 덕적자월어촌계협의회장은 “해상풍력 사업은 꽃게어장을 포함한 배타적 경제수역이 아닌 옹진군 영해중 어업 피해가 적은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영해에서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면 법정지원금, 세수 등 이익이 발생하고 향후 관광단지로 발전시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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