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성우 경기본사 안양담당 기자.
▲노성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실의에 빠졌던 국민은 미국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던 박찬호와 박세리를 보며 위안을 얻었다. 스포츠만큼 국민을 흥분시키고 하나로 만드는 콘텐츠도 없다. 특히 박세리 선수가 1998년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보이며 우승을 거머쥐는 장면은 지금도 많은 팬의 뇌리에 남아 있다. 프로 선수들이 누리는 인기와 부는 스포츠의 영향력을 방증한다. 미국 진출 1세대인 이들의 성공 덕분에 수많은 박찬호와 박세리 키즈들이 탄생했다. 지금도 이들을 롤모델 삼아 신발 끈을 동여매는 유소년 유망주들이 많다.

최근 경기도골프협회 주관으로 파주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협회장배 대회가 이틀간 열렸다. 대회 직후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꿈나무를 육성하는 대회임에도, 오전 5시40분 이른 새벽부터 대회가 시작됨에도, 골프장의 일반 고객과 동일한 그린피 등 비용을 지불하는 데서 오는 불만이었다.

대한골프협회 랭킹 포인트, 국가대표 또는 상비군 선발 시 배점이 주어지다 보니 참가를 안 할 수도 없다고 한다. 막상 취재를 시작해보니 협회도 적지 않은 고충을 털어놨다. 대회 장소를 구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그린피까지 할인해주는 곳을 찾기는 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이 경기지역에 몰려 있지만, 정작 대회 장소조차 구하기 어려운 것이 경기도 주니어 골프 인프라의 현실인 셈이다.

경기도체육회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도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에 그린피를 일부 보조해주곤 있지만, 협회장배 등 모든 대회에 그린피를 지원해주긴 쉽지 않다고 한다.

골프란 스포츠 자체가 비용이 많이 드는 고급 스포츠인 만큼, 유망주와 학부모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방법을 협회와 체육회, 업계가 함께 모색해주길 기대한다.

/노성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