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표현' 미술 전시회

지평양조장서 다음달 9일까지
佛 작가 2명 작품 20여점 선봬
▲ 아가트 르푸트르 설치 작품 '산' 앞에서 작가(가운데)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25년 건축 당시 모습으로 복원된 지평양조장 건물에서 2명의 젊은 프랑스 작가들의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신체의 표현'이란 부제가 붙은 이 전시는 지평주조가 주최하고 알리앙스프랑세즈 서울강남센터가 후원하는 전시회로, 15일 개막해 6월9일까지 진행된다.

양평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지평주조의 옛 양조장 건물은 1925년 지어진 건물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복원작업을 마친 이 건물에서 첫 번째 이벤트로 프랑스 작가의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 양조장이 프랑스와의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유엔군이 다섯 배가 많은 중공군의 포위공격을 막아 큰 승리를 거둔 지평리 전투 당시 이 건물은 프랑스군 대대의 사령부로 사용된 역사가 있다.

전시의 주인공인 앙투안 자노(Antoine Janot)와 아가트 르푸트르(Agathe Lepoutre) 2명의 프랑스 작가들은 20여 점의 드로잉 작품과 2점의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 앙투안 지노 설치 작품 '횡단'.
▲ 앙투안 지노 설치 작품 '횡단'.

앙투안 자노는 양조장 바닥에 쌀을 뿌리고 그 속에서 사람을 닮은 형상들이 점점 자라나는 모습의 설치 작품 '횡단'을 전시했다. 술을 빚는 양조장에서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100년이 된 이 건물을 스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아가트 르푸트르는 '산'이란 제목의 설치 작품을 내놓았다. 천과 실로 만들어진 산 모양의 구조물에 나뭇가지와 소라껍데기, 쌀과 같은 오브제를 걸어두고, 이것들이 실과 천으로 이리저리 얽혀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된 작가가 이번 전시를 맞아 한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얻은 이미지들을 모아 자신이 태어난 곳과 자신에 대한 감상을 표현했다고 한다.

한편, 이번 전시를 계기로 복원된 지평양조장이 양평의 지역문화 명소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평주조 측은 옛 양조장 건물을 '막걸리 기념관' 등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지만,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미정이다.

/양평=글·사진 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