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민간 개발 가속화되는 인천항 배후부지, 방관하는 인천항만公

컨 부두 年 임대료 420억 결정
8년전 1-1단계 비해 3배 높아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인천신항 배후단지 민간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협상 절차를 중단했다.

해당 민간 개발사업은 인천신항 배후단지 1-1단계 3구역·1-2단계 구역(94만㎡·사업비 2017억원)과 인천남항 2단계 2종 배후단지(53만㎡·사업비 832억원) 등 2곳이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인천신항에서 배후단지 민간개발은 1-1단계 214만㎡ 중 인천항만공사가 직접 개발해 임대 중인 1구역(60만㎡)를 제외한 2구역(94만㎡), 3구역(54만㎡), 1-2단계(41만㎡)에서 진행 중이다.

▲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 조감도.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 조감도.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지금까지 항만배후단지는 정부와 항만공사 등이 개발하고, 민간에게 최장 50년을 장기 임대하는 '공공개발·임대' 방식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해수부는 대규모 투자 재원을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고 배후단지 개발 기간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이유로 민간개발·분양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인천 항만업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까지 인천항 배후단지 민간 개발사업에 반발했다. 토지 사유화로 인천항에 난개발이 이뤄지면 항만공공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지난해 8월 맹성규(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갑) 국회의원은 항만법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9월 인천시는 인천항 배후단지를 공공개발·임대 방식으로 개발할 것을 항만당국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10월 해수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해수부의 인천신항 민간 개발 협상 중단은 한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공급망 위협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준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업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오히려 민간 개발사업에게 숨통을 트여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올 하반기 '항만배후단지 민간개발사업 제도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업 공공성을 확보하겠다고 항변한다.

용역에서 '항만배후단지 민간개발사업 문제점 발굴 및 제도개선 검토'를 통해 민간개발사업 시행 시 사업시행자의 개발이익 및 초과이익 환수 방법과 항만배후단지 민간개발사업 적정 통제수단 검토 등을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천신항 배후단지 공공성 확보 문제는 항만자치권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다.

또 당장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부두 사업자 공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20일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선정'을 공고했다. 운영사가 결정되면 인천신항 1-2단계 '컨' 부두 A구역(1050m, 3선석)과 B구역(350m, 1선석) 모두 운영하게 될 경우 배후단지 1-1단계 3구역과 1-2단계와 맞닿게 된다.

1-2단계 '컨' 부두 연간 임대료는 지난 항만위원회에서 격론 끝에 연간 420억원으로 결정됐다.

항만업계에서는 인천항만공사가 상부공사 일부를 진행하고 예상보다 긴 40년의 임대기간을 설정했다고는 하지만 불과 8년 전 1-1단계 '컨' 부두 운영사 임대료에 비해 3배나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 420억원의 임대료에 '컨' 부두 운영사의 영업이익, 자금조달에 대한 금리를 감안했을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1TEU당 6만원 미만으로 형성된 인천항 '컨' 하력료를 감안했을 때 인천항만공사가 추산한 138만TEU 물동량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180만TEU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부두외곽 컨테이너 장치장(ODCY)가 필수적이다. 인천신항 배후단지를 활용하지 못하면 그만큼 상당한 비용을 들여 거리가 먼 배후단지를 사용해야 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항만운영 및 개발 등 국가 해운·항만정책에 적극 개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부산항만공사와는 달리 인천항만공사는 해수부의 입장을 추종하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항만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면서 “지속경영을 위해서라도 인천항만공사가 항만배후단지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칭우·김원진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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