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관객 몰려 낮부터 밤까지 열기 가득
▲ 음악역 1939에서 열린 ‘가평 SNL뮤직 페스티벌’에 모인 2000여 관객들이 가수들의 공연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22일 가평 음악역 1939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가평 SNL뮤직 페스티벌’은 모처럼의 봄 소풍처럼 가평 주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오후 7시로 예정된 메인 공연 5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음악역 1939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공연을 기다리며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 가족과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며 햇살 가득한 봄 소풍을 즐겼다.

‘음악역 1939’는 1939년에 개장했던 옛 가평역 폐선 부지에 실내외 공연장, 영화관, 녹음실, 레지던스 등을 갖춘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가평군의 자랑이다.

▲ 공연 한참 전부터 소풍 삼아 음악역 1939 광장에 모인 관객들이 사전 공연으로 준비한 피크닉 콘서트 등을 즐기며 가족 지인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사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 가족.

사전 공연으로 준비한 ‘피크닉 콘서트’라는 작은 무대에는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개성 넘치는 노래와 연주가 이어지고 관객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관객들이 야외 공연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원형 광장에 대형 무대가 세워진 야외 공연장 내부와 주변 잔디 잔디밭에는 A, B, C 구역으로 구분돼 있고, 해당 구역에 맞는 색깔별로 팔찌를 찬 관객들이 지정된 좌석을 메우기 시작했다.

공연 현장에서 만난 가평군 공무원에 따르면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2000여 석의 티켓이 인터넷 예매 3분 만에 매진됐다.

▲ 3분 만에 예매가 끝나 무대 가까운 자리를 못 잡아 아쉬워하던 할머니(맨 왼쪽)는 진행 요원의 배려로 무대 맨 앞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촬영을 위해 공연장 외부 좌석에 자리 잡은 기자 옆으로 전동 휠체어를 탄 할머니가 준비해 온 강냉이를 건네며 말을 걸었다. 올해 연세가 85세라는 할머니는 이날 공연 예정인 한 인기 가수를 언급하며 “내가 일등 팬이여…. 장가를 가야 할 텐데”라며 “난 표를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를 몰라 그냥 왔어”라며 무대 가까운 자리에 아쉬운 눈길을 보냈다.

공연 진행요원에게 할머니의 사연을 얘기했더니 “경로우대를 적용하죠”라고 흔쾌히 말하고는 할머니를 무대 제일 앞쪽 자리로 안내했다.

오후 7시 화려한 조명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고 아이돌 그룹 글리제, 싱어송라이터 정예랑과 심동인, 보컬리스트 오아, 발라드 그룹 노을, 남성 보컬 그룹 라클라세, 장민호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해가 지고 기온이 10도로 떨어진 쌀쌀한 날씨였지만 공연장을 메운 관객들은 2시간30분 동안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모처럼의 토요일 밤의 콘서트를 만끽했다.

/가평=글·사진 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