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국민 모두 각자 품은 각오와 희망을 기대하지만, 올해 실물경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전국 택시·버스·지하철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툿값 등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올해 택시 기본요금을 2월1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이르면 4월부터 300원씩 올린다.
경기도도 올해 택시요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상 폭은 현재 진행 중인 원가 산정 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에 준하는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인천은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인상 여부와 인상 폭은 결정하지 않았다.
새해 상하수도 요금을 올리는 시도도 많다. 서울은 1월부터 가정용을 비롯한 상수도 요금을 올릴 계획이고 인천, 울산, 대전, 세종 등도 상수도나 하수도 요금 인상이 예정됐다. 경기, 전남, 강원, 충북 등은 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상하수도 요금 인상 계획이 잡혀있다. 경기, 전남, 강원은 도내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는 지역도 있다.
전기요금은 2차 오일쇼크 시기인 1981년 이후 최고·최대폭으로 올랐다. 가스요금도 올해 2분기부터 상당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또 올해 각종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도 오름세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안정된 듯하던 농·축·수산물 가격도 예년보다 이른 설 명절 등을 고려하면 다시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5% 안팎의 고공행진을 전망한다. 특히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6.0%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고,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하락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공공요금까지 오른다고 하니 막막하다. 올해 지혜의 상징인 토끼처럼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이 힘을 합쳐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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