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주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타인의 고민과 걱정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의견도 편견 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있으며 의사 전달력도 좋아서 서로 다른 생각과 주장을 공동체의 목표에 따른 방향으로 중재하여 관계 안에서 조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타인이나 공동체, 사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기꺼이 제공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
공감 능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은 소통인데 요즘은 여러 분야에서 이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초등학교에서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소통과 대화 방법을 주제로 하는 강의나 세미나가 성행하고 있다. 그만큼 공감과 소통의 부재, 세대 간의 소통 두절과 같은 부정적 양상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공감 능력과 소통 방법 등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공감 능력이나 소통이 부족할 경우, 사회와의 고립 현상이 일어나면서 우울증이나 심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핵이 있고 대한민국에는 중2가 있다”라는 유행어가 있다. 사춘기의 시한폭탄 같은 저돌성과 돌발적 행동을 표현함과 동시에 청소년들과의 대화와 소통이 어렵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물론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소통을 하고 있겠지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다음세대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에 빠져 있는지, 또는 건강한 방법으로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다음의 사례는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공감과 소통' 향상을 위한 음악치료 수업의 일부이다.
대상은 남학생 여학생 총 30명이었다. 치료사는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몇가지 질문을 하였다. 대상들의 반응은 거의 무반응이었다. 치료사는 먼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며, 그 음악 속에 클라이맥스 부분을 몸짓과 함께 불렀다. 대상들은 웃기 시작했고, 왜 웃냐는 치료사의 질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며 한 학생이 대답했다.
치료사는 그 학생한테 음악을 다시 들려주고 한 번 해볼 수 있는지 요청했고, 학생은 멋쩍어했지만 나와서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친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그 학생은 자리로 돌아갔고, 이를 통해 조금씩 치료사와 학생들간의 소통이 시작되었다. 다음으로 치료사는 임의로 소그룹을 만들어 주었고, 그룹안에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궁금했던 점 등을 랩으로 해보라고 요청해보았다. 모두 같은 반 친구들이었고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음악을 틀어주자 점점 랩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났을 때, 학생들은 친구와 랩으로 소통을 하면서 상대의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을 뿐아니라 그 친구에 대한 궁금한 마음이 조금은 이해되었다며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 '소통'이 시작되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고, 음악치료는 청소년 시기에 건강한 소통과 공감 능력을 익혀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윤정 음악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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