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최초 서점 재탄생…사람과 공간 연결하다

김성환 기자가 1950년 문 연 '해동서점'
2010년 폐업· 2020년 문화자생공간 변신

김포 북변동, 1914년 당시 관공서 밀집 중심지
100년 역사 노포·유휴공간 탈바꿈 프로젝트
'김포 백년의 거리'연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 한 시민이 북변동 백년의 거리를 지나고 있다.
▲ 한 시민이 북변동 백년의 거리를 지나고 있다./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시간이 머문 자리엔 역사, 문화, 자연, 사람이 남기고 간 삶의 흔적이 새겨졌다. 528㎞ 경기만을 따라 삶의 숨결을 불어넣었던 '경기만 소금길, 생명을 담다'(2020), 냉전의 시대, 경기도의 동서남북 하나를 이뤄냈던 '경기에코뮤지엄, 평화를 담다'(2021). 경기에코뮤지엄의 담론을 형성해 온 인천일보와 경기문화재단이 이번엔 '사람'을 이야기한다. 천 년을 지켜온 1300만 경기인의 힘, '지붕 없는 박물관, 사람을 담다'가 우리네 진솔한 삶 속으로 안내한다.

 


100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시간이 멈춰버린 동네, 김포 북변동에 '수상한 청년'들이 나타났다. 매일매일 축제가 벌어지는 곳, '해동1950'이 쇠락해가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해동1950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있다.
▲ 해동1950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있다./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서점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북변동은 1914년 김포군으로 통합된 이래 주요 관공서의 밀집 지역으로 김포의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슬럼화로 점차 쇠락해 가고 있다.

'해동 1950'은 김포 최초의 서점이었던 '해동서점'이 있던 건물로, 2019년 지하1층부터 지상3층의 건물을 문화자생공간으로 재구성해 2020년 개관했다. 백 년의 역사를 지닌 김포 원도심 북변동에서 근대문화유산과 노포, 유휴시설 재생공간을 지속가능한 예술과 축제의 장으로 변모시켜가고 있다.

▲ 해동1950의 내부 모습, 다양한 책들이 전시돼 있다.
▲ 해동1950의 내부 모습, 다양한 책들이 전시돼 있다./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해동서점은 1950년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성환씨가 문화가 전무했던 김포에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곳이 한 군데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자 생활을 접고 북변동으로 내려와 해동서점을 열었다. 해동서점은 2代째 운영해 오면서 김포 북변동의 명물이자 시민이 책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돼 주었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이 활발해진 2010년 결국 문을 닫게 됐고 많은 북변동 주민들이 이를 아쉬워하며 해동서점을 그리워했다. 2019년 사회적기업 어웨이크는 북변동을 기반으로 구도심 활성화 프로젝트 활동을 하던 중 해동서점의 건물 주인 김성환씨의 둘째 아들을 만나 지역의 예술가와 청년,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뜻을 함께하게 됐다. 직접 해동서점을 보수하며 리모델링했고 6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2020년 1월17일 '문화자생공간 해동1950'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해동1950'은 지역창작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발전해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지역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 로컬큐레이터가 안내하는 지역 투어에 참여한 시민들.
▲ 로컬큐레이터가 안내하는 지역 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북변동, 스며들다

해동1950에서는 '김포 백년의거리'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마을을 활성화하고 있다. '김포 백년의 거리'는 북변동 일대로 자리하면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노포와 상점, 유휴공간들을 탈바꿈해 하나의 문화 거점으로 삼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김포 백년의 거리' 프로젝트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한 '해동1950'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최근 백년의 거리 프로젝트에 이어 진행되고 있는 '어서와 북변동' 프로젝트에서는 지역문화해설사를 양성하는 '로컬큐레이터'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로컬큐레이터'는 지역의 역사, 문화, 공간들을 활용해 지역민이 직접 투어 과정을 설계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로컬큐레이터와 지역 공방이 협업하면서 방문객들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체험 프로그램에는 북변동을 모티브로 하는 향수를 만들어보는 '조향 클래스', 지역의 도장가게와 연계한 '손도장 클래스' 등이 마련된다.

▲ 북변동 웰컴 티 체험프로젝트로 만든 티.
▲ 북변동 웰컴 티 체험프로젝트로 만든 티./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특히 '북변동 웰컴 티(tea):북변동의 하루'에서는 나만의 차를 직접 블랜딩해 볼 수 있다. 히비스커스, 로즈, 라벤더 등 차의 재료에 애틋함, 추억, 기쁨, 희망 등 네이밍을 붙이고 한 스푼씩 북변동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담아 레이어드 된 티를 완성해 낸다.

올해 처음 문을 연 '머든 키친'에서는 우리 가족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민들이 우리 가족만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소개하고 일일 식당을 열게 된다. 또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하루 창업'을 해 볼 기회도 제공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해동 1950'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여운태 '해동 1950(사회적기업 어웨이크)' 대표

지역민 추억 상기·안식처 역할 '톡톡'

김포 최초 서점 리뉴얼…복합문화공간으로
천년 가까운 향교·백년 교회·성당·학교
미래 유산 지키기…로컬큐레이터 운영도

 

▲ 여운태 어웨이크 대표.
▲ 여운태 '해동 1950(사회적기업 어웨이크)' 대표./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Q1.'해동1950(사회적기업 어웨이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해동1950은 1950년에 세워진 김포 최초의 서점, 해동서점을 리뉴얼한 공간입니다. 동아일보 기자를 지낸 김성환 기자님이 기자 생활을 접고 김포 북변동으로 돌아와 책 읽을 곳 하나 없던 문화의 불모지 북변동을 변화시키고자 서점을 열게 되셨다고 합니다. 해동서점은 60여년간 운영돼 오다 2010년 문을 닫게 되었고 해동서점이 있던 공간이 김포 북변동의 문화 허브 공간이 되길 바라셨던 김성환 기자님의 뜻에 따라 2020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됐습니다. 해동1950은 지역민들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안식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로컬큐레이터가 안내하는 지역 투어에 참여한 시민들.
▲ 로컬큐레이터가 안내하는 지역 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Q2.해동1950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A.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김포 백년의 거리'가 있습니다. 김포의 시작, 북변동은 100년의 세월을 버텨온 김포의 첫 도시입니다. 100년이 넘은 교회와 성당, 학교와 천 년 가까운 향교, 경기 4대 장으로 꼽히는 민속오일장, 이곳에서 터를 잡고 2대 3대를 거쳐온 노포들과 상점들, 30년 이상 된 점포들이 자리하고 있죠. 김포의 미래 유산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로 진행됐습니다. 최근에는 '어서와 북변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민분들께서 직접 '로컬큐레이터'가 돼 우리 마을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로컬큐레이터'는 가이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가이드와 달리 '로컬큐레이터'는 지역민이 직접 마을 소개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큐레이터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올해 문을 연 '머든키친'은 우리 가족의 비밀 레시피를 전하거나 하루 창업을 해볼 수 있는 공유 주방입니다. 한번은 평소 식당 문을 열고 싶어 하셨던 할머니의 손자분이 머든키친에서 직접 할머니의 요리를 재현하고 시민들에게 대접했던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해동1950에서는 마을 축제나 미술품 전시, 체험 공방 등 다채로운 활동이 진행됩니다.

 

▲ 해동1950에서 만든 공예품.
▲ 해동1950에서 만든 공예품./사진제공=해동1950 SNS·어웨이크

Q3.해동1950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지요?

A.슬럼화돼 가는 '우리 동네'가 활기를 되찾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람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로컬'의 영역이 반드시 보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대나 연남동 등 소위 핫플이라는 곳을 보면 사람과 공간만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저희 북변동은 지역공동체를 끌어내 사람과 공간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북변동 오달통에서 식사를 마쳤다고 했을 때 커피를 마실 땐 해동1950을 소개해주는 식이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형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끌어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공동기획=인천일보·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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